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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를 위한, 우리에 의한 음악 - 뉴클리어 이디엇츠(Nuclear Idiots) 인터뷰
    아티클/인터뷰 2019. 3. 2. 04:34


    음악은 왜 하는가. 단순히 경제논리로 접근한다면 음악이란 너무나 비생산적인 일이다. 극소수를 제외한 뮤지션 대다수는 수지타산조차 맞지 않는 장사를 하고 있다. 특히 밴드는 장비, 비용, 시간을 곱절 이상으로 잡아먹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밴드음악이 하향세인 이유는 비단 유행이 지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타와 마이크를 잡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왜 합주에 모이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거의 정해져있다. 바로 자신이 즐겁기 때문에. 갖은 우여곡절에도 여전히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뉴클리어 이디엇츠(Nuclear Idiots, 이하 NI) 역시 같은 대답을 내놨다.


    Q. 먼저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김 : 반갑다. 밴드 NI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김현석이라고 한다.


    전 : NI에서 기타하고 리더를 맡고 있는 전금용이다.


    이 : NI에서 건반 및 F/X를 맡고 있는 이정헌이다.

     

    Q. 다른 질문에 앞서 NI가 어떤 밴드인지에 대해 설명해달라.


    전 : NI는 한국팀이다(전원웃음).


    김 : 처음 알았네(웃음).


    전 : 믹스처 록 앤 메탈 밴드라고 알아 두면 편할 것 같다. 2016년에 결성됐다.


    김 : 믹스처 록은 원래 우리나라나 서양에는 없고 주로 일본에서 다루는 개념이다. 일본에서는 뉴메탈이나 랩코어 음악을 주로 믹스처 록이라고 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힙합, 일렉트로닉, 메탈, 록 이런 장르가 다 섞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굳이 장르명에 뉴메탈이나 메탈코어를 안 쓰고 믹스처 록을 썼던 건, 솔직히 서양쪽에서는 이미 뉴메탈이 철 지난 음악 내지 사양 장르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서양에서도 뉴메탈 요소를 차용한 음악들이 메탈 쪽에서는 아직 선전하고 있다. 적어도 메탈  안에서는 말이다. 그리고 일본 내에서 그런 믹스처 록을 표방했던 밴드들은 현재 진행형으로 해외 록페스티벌도 참여하고 굉장히 잘 나간다.


    우리는 완전히 림프 비즈킷(Limp Bizkit)이나 콘(Korn) 같은 음악을 하진 않아도 이런 저런 요소를 많이 차용해서 쓰고 있다. 뉴메탈이면 뉴메탈인데 앞서 말한 이유로 그보다는 믹스처 록이라는 용어를 채택하게 됐다.


     

    Q. 밴드 이름을 직역하면 ‘핵멍청이’다. 의도한 작명인가.


    김 : 사실 더 심하게 말하면 ‘핵병신’이다(전원웃음). 처음에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밴드 이름을 정하던 중 너무 거지 같은 이름만 나와서 서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가 누군가 “왜 다 핵병신 같은 이름만 안 나오냐”라고 하자, “어, 그거 영어로 하면 뭐지?”가 나오고 뉴클리어 이디엇츠라는 이름이 됐다.

     

    Q. 그때 나왔던 이름에 대해서 더 들을 수 있나?


    전 : 그때 정말 충격적이었던 후보가 ‘여곡성’이라고…. (전원웃음). 한국적이고 괴기스러운 이름으로 좀 파격적으로 가보자 했는데 ‘여곡성’이라는 게 나왔다. 그래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김 : 그리고 유명한 뉴메탈 밴드들의 짝퉁 이름도 있었다. 콘(Korn=Corn)이랑 비슷한 다른 채소(전원웃음). 아니면 너무 평범한 이름들이 나와서 거의 이틀동안 못 정하다 나온 이름이다. 심지어 그 이름을 정할 당시에는 멤버가 세 명이었다.

     

    Q. 혹시 지금 세 명인가?


    이 : 아니다. 나는 팀명이 결정되고 들어왔다.


    전 : 드러머하고 기타하고 보컬, 이렇게 세 명이었다.

     

    Q. NI가 밴드명으로 나왔을 때 다들 순순히 동의한 편이었나?


    전 : NI라고 보컬 현석이가 그걸 올렸는데, 다 만장일치로 괜찮다고 했다.


    김 : 나머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웃음).


    전 : ‘여곡성’은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웃음). 그런데 아무래도 NI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까 북한의 핵문제과 연관해서 나름대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더라. 뭐, 결과적으로는 ‘여곡성’때문에 나온 것이다(웃음).


     

    Q. 곡 안에서 랩이나 힙합의 영향도 종종 보인다. 사실 요즘은 좀 달라졌지만, 밴드 세계에서 랩이나 힙합을 천시하는 경향도 있었다. NI 안에서는 그런 의견은 없었나?


    김 : 원래 멤버들이 전반적으로 뉴메탈 밴드를 오랫동안 했었던 사람도 있었고, 지금 키보드랑 F/X를 하는 친구(이정헌)는 원래 뿌리가 힙합이다. 실제로 좋아하고 작업도 했었다. 나 같은 경우에도 오히려 정통에 가까운 록 보컬은 잘 하지도 못하고 좋아 하지도 않는다. 고음을 치고 올라가는 스타일은 나와 맞지도 않고 많이 듣는 편도 아니다. 복합적으로 랩, 그로울링, 멜로디를 왔다갔다 하는 편이다. 그래서 음악성에 대해서 ‘정통적인 록을 하고 싶다’라는 멤버는 딱히 없다.


    이 : 난 예전에 보컬하는 친구랑 팀을 했었다. 그 전까지 내가 메탈 밴드를 할 것이라고 생각도 안 했었다. 그 전까지는 계속 힙합 음악을 만들었는데, 그러던 중 중학교 동창이었던 이 보컬 친구가 대학교 때쯤 같이 밴드를 하자고 제의가 왔다. 그래서 “어, 그래”하고 자연스럽게 오게 됐다. 그 당시 나한테 누가 “넌 나중에 메탈 밴드를 할 거야”라고 하면 안 믿었을텐데.


    김 : 하자고 했던 이유도 웃기다. 그 당시가 싸이월드 시절이었는데, 이 친구 미니홈피를 가보니 턴테이블 세트 앞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아 그래서 ‘턴테이블 세트를 소유하고 있구나’(웃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로 영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락을 하게 됐다. 잘하는 지, 어떤 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연락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린킨 파크나 이런 걸 좋아했었으니까.


    전 : 결과적으로는 노트북하고 카메라만 들고 왔잖아(전원웃음).


    김 : 많이 축약했더라고….


     

    Q. 한 밴드가 다양한 장르를 하는 경우 대부분이 멤버들의 음악 성향이 많이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뉴메탈 기반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러 장르의 음악을 다루는데 있어 멤버들의 성향 차이가 그런 결과를 보여주는 건가?


    전 : 성향이 다르다기 보다 어쨌든 뉴메탈을 좋아하는 것은 다 공통적이다. 또 한 멤버가 “이런 부분은 이렇게 표현해보자”, 또 누가 “이렇게 표현해보자”라고 의견을 내면 수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까 누구 하나 반대하기 보다는 같이 흡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 정리해서 말하자면, 각자의 취향은 굉장히 다른데 곤조가 없다. 약간 몽이 부리는 건 없다. 서로가 좋아하는 장르에 대해서 ‘난 이걸 해야 돼’보다, 취향은 각자 다르지만 ‘이런 좋은 게 있다’고 하면 다들 속아 넘어가주는 분위기다. 인간적으로는 굉장히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전 : 그래서 곡 작업할 때도 서로 트러블 없이 이해하면서 만들어지는 편이다.


    김 : 정말 없어? (전원웃음)


    전 : 보컬이 나보다 동생인데 워낙 강력하게 말을 해서 나는 대부분 수긍하는 편이다(웃음).

     

    Q. 음악적이 독특한 멤버를 꼽자면?


    전 : 드러머 타코 같은 경우에는 레게를 좋아한다.


    김 : 독특한 걸 말하자면 드러머 같은 경우에는 독특한 게 레게를 좋아하고, 키보드 치는 친구같은 경우에는 원래 힙합과 R&B쪽을 많이 좋아한다. 베이스를 치는 멤버는 심지어 프로그래시브나 드림시어터 같은 것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기본적으로 뉴메탈을 원래 좋아하긴 했는데, 지금은 최대한 다양하게 들으려고 하고 있어서 요즘은 힙합을 제일 많이 듣는다.


    전 : 난 트로트 좋아해(전원웃음).


    김 : 이 형 같은 경우에는 정통적인 뉴메탈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데프톤즈이나 콘이나 림프 비즈킷 등을 좋아하고 리프도 굉장히 자주 쓰는 편이다.


    전 : 이건 뉴메탈하고는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미야비를 굉장히 좋아하고 있다(웃음). 일본 뮤지션이다. 잘 생겨서 좋아한다(웃음).


    이 : 간지도 나고.


    전 : 그치 간지도 나서(웃음).


     

    Q. 말 나온 김에 각각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는지 말하자면?


    이 : 아까 힙합 이야기를 했지만, 나는 기술적인 아티스트를 굉장히 좋아한다. 인생뮤지션이라고 하면 아마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를 꼽을 것이다.


    전 : 일본 뮤지션 중에서는 미야비를 좋아한다. 음악도 비주얼도 좋아한다. 데프톤즈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 그들의 음악은 잘 때도 듣는다.

     

    Q. 잘 때도 듣고 잔다는 말이 참 와 닿는다. 본인도 한창 제일 많이 들을 때에는 머드베인(Mudvayne)을 꼽고 잠에 들었었다(웃음).


    김 : 록 메탈 쪽에서는 린킨 파크나 브링 미 더 호라이즌(Bring Me The Horizon, 이하 BMTH)을 좋아하고, 요즘 힙합 중에 근래 제일 특이하게 들은 건 제이피이지 마피아(JPEGMAFIA)였다. 이것은 대체 무슨 음악인가 할 정도의 샘플링도 과격하게 쓰고, 곡 별로 오가는 분위기가 예전 뉴메탈의 매력이 정신분열증 같이 변하는 게 매력이 있었다. 근래에는 그 아티스트들을 많이 듣는다.

     

    Q. 듣고 보니 BMTH 보컬과 스타일적인 요소에서 교점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얇은 톤과 스크리밍 올라가는 것 포함해서… 인터뷰에서 좀 벗어나는 얘기긴 한데 이번 앨범 어떻게 들었나?


    김 : 놀라기는 놀랐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팝으로 가서 놀랐다. 좋았던 부분도 있고 실망한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좋게 들었다. 극단적인 디스코어에서 거의 팝 록까지 변화가 깔끔하게 됐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성공적인 변신이었다고 본다.


    이 : 사실 BMTH의 이번 <Amo>같은 경우에는, 애모라고 하니까 약간 트로트 같은데 아무튼. 올리버 사이크스가 그 전에 이미 “우린 팝을 하겠다”라고 얘기 했었다. 그리고 팝을 했는데 너무 잘했다. 그래서 변화의 시기마다 어떤 장르던 웰메이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에서 만약에 팝이라서 팬들이 좀 실망을 했다, 그럼 다시 좀 더 헤비니스쪽으로 돌아가서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되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전 : 내 생각엔 그 앨범에서 제일 괜찮았던 곡이라면 3곡 정도 뽑을 수 있는데, 음반을 들어 봤을 때 전처럼 그렇게 파격적이거나 강한 느낌이 부족하긴 하다. 그러나 음반 전체를 들어보면 지겨움이 없는 것을 정도로 신선했다는 게 높이 평가하고 싶다.


    Q. 본인이 수록 싱글을 리뷰했는데 평점 3.5점을 줬다(전원웃음).


    김 : 10점 만점이었나? 5점 만점이 아니라?(웃음)


    이 : 그런데 헤비니스 팬이면 많이 실망했을 수도 있다.


    전 : 실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Q. 본인은 사실 5집까지 BMTH을 굉장히 높게 생각했다. 팝과 메탈의 균형을 잘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5집와서는 좀 많이 흔들린 것 같다고 생각한다.


    김 : 독특한 게 있는데, 원더풀 라이프가 원래 BMTH이 림프 비즈킷한테 써준 곡이었다. 림프 비즈킷이 “우리 앨범에 들어갈 신곡이 너네가 좀 써줘”라고 해서 원더풀 라이프를 쓴 건데, 쓰고 나니 림프 비즈킷이 연락이 두절됐다고 한다. 그래서 BMTH에 맞춰 변형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도 듣고 조금 별로였다고 생각한다. 브릿지까지 쌓아와서 딱 터져야 될 것 같은데, 쫙 쌓다가 간주 리프와 같은 리프가 나온 것은 실망스러웠다.


    이 : 개인적으로도 곡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 대니(Dani Flith)가 아무 의미없이 나온 게 좀 그랬지(전원웃음).


    김 : 엄청난 사람을 데려와서 아무것도 안 시키는 그 패기가 장난 아니었지.


    이 : 뮤직비디오에서 시리얼 먹고(웃음).


     

    Q. 멤버 결성 일화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언제 어떻게 만나서 밴드를 결성하게 됐나?


    전 : 원래 나는 써틴 데이즈(Thirteen Days)라는 밴드를 하고 있다가, 그 다음에 에어 스쿼드(Air Squad)라는 밴드를 했는데 좀 안 좋게 해체가 됐다. 그때 드러머인 타코와 내가 너무 아쉬워서 ‘다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해서 보컬을 구하고 있었다. 수 많은 보컬들한테 연락도 왔고 오디션도 보았다. 심지어 아이돌을 했던 사람들도 오고 어처구니 없었던 사람들도 보다가, 이 친구(김현석)가 보컬로 들어왔다. 너무 잘해서 내가 같이하자고 매달렸다.


    김 : 뮬에 올라왔었다(웃음).


    전 : 그래서 보컬이 들어와서 세 명이서 시작하게 됐다. 그러다가 현석이가 사람을 데려왔지.


    김 : 중학교 친구기도 하고 예전에 같이 팀을 했던 정헌이를 불러서 F/X를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원래는 다른 베이스를 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사정에 의해서 지금 베이스 치는 친구로 교체됐다. 지금 베이스도 내 대학교 후배다. 나랑 정헌이랑 같이 팀을 했던 친구였다. 뭔가 기존에 두 명이 있고, 내가 들어가서 세 명이 됐는데 원래 베이스와 리더가 원년 멤버지만 내가 나와 팀하던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약간 그림이 이상해졌다.


    전 : 저희가 쪽수에 밀려서 되게 힘을 못 써요(웃음).


    김 : 밀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죠(웃음).


    이 : 여기서 양념을 좀 치자면, 난 사실 이 팀에 가입한지도 모르게 들어와 있었다. 어느 날 현석이한테 연락이 오더니, “내가 새로 팀을 하는데 이름이 NI다”까지 이야기를 듣고 곡을 먼저 보내더니, “여기다가 F/X를 만들고서 언제까지 합주를 한 번 와봐라”였다. 약간 황당했는데 그렇게 가입돼있었다. 와보니까 생각보다 괜찮아서 계속 하고 있다.


    Q. 말하자면 날치기로 된…


    (전원웃음)

     

    Q. 역시 프로 세계에서도 결국엔 뮬로 통하는 것 같다.


    전원 : 그렇다(웃음).


    김 : 사실 처음에 들어왔을 때 너무 멤버가 없고, 자작곡이라고 데모를 보내줬는데 정식으로 녹음된 것도 아닌 아이버로 녹음한 것 같은 걸 줘서 안 하고 싶었다. 그래도 오디션 가서 안 하겠다고 얘기하려 했는데 너무 애절하게 쳐다봐서 가입하고 지금까지 같이 하고 있다.


    전 : 내가 매달렸다.


     

    Q. 2017년 데뷔 이래 매년 EP를 발매했다. 곡이 많지는 않아도 작업 간격이 한국 록/메탈 밴드 중에서는 빠른 편이다. 뭔가 만들어보자는 의기투합이 잘 되는 것 같다.


    전 : 의기투합도 잘 되고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자작곡이 많다. 다양하게 내보자는 의견도 많다. 이번 EP 다음은 정규를 낼 것이다.


    이 : 사실 쌓여 있는 게 많다. 그것을 전부 구체화시키지 못 하고 있어서 오히려 안타깝다.


    김 : 기타치는 멤버 같은 경우에는 리프를 늘 쓰고 있고, 키보드와 F/X를 하는 친구는 본인이 MR과 미디 작업을 할 수 있으니까 본인도 데모를 쓰고 있고, 저 같은 경우에도 멜로디와 가사가 생각나면 그때마다 녹음을 하거나 적는다. 그런 것 중에 어떤 건 곡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겠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만든다. 그러다 보니 곡을 만드는 속도는 다른 밴드들보다 상대적으로 빠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키보드와 F/X가 없는 팀 같은 경우에는 누가 뭘 써와도 합주실에서 같이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어느 정도 서로 온라인으로 주고 받으면서 대화를 구체화시킨 다음에 작업실에서 만나서 만들 수 있어 속도가 좀 더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 : 그리고 내 직업이 사운드 디자이너라서 일과 시간에 몰래 작업을 한다.

     

    Q. 이거…나가도 되는 건가? (웃음)


    이 : 상관없다(웃음).


    김 : 더 이상 사운드 디자이너가 아니게 됐습니다(전원웃음).


    이 : 우리 사장님만 안 읽으면 돼.


     

    Q. 안 그래도 지난 번 잭스(THE Jaxx) 인터뷰 때도, “멤버 사이가 좋나?” 했는데 “안 좋습니다”라고 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전원웃음). 이대로 나가면 되는 건지 걱정되는 답변이 많다.


    이 : 아마 사장님이 하야로비를 읽으시지는 않을 것 같다(웃음).

     

    Q. 한국에서 밴드 작업이 늦어지는 이유가 생계 및 생업 문제가 크다. NI는 평소에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전 : 나 같은 경우에는 조그맣게 학원을 하고 있다.


    이 : 기타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 : 하…(웃음). 맞다.


    이 : 학원이라고 말하면 기타 학원인지 수학 학원인지 어떻게 알어.


    전 : (웃음) 워낙 레슨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떠벌리고 다니면 좀 아니라고 생각해서. 기타 교습소를 하고 있다.


    김 : 드럼치는 친구는 광고회사를 하고 있고, 나랑 베이스 치는 친구는 치과의사다.

     

    Q. 사전 조사 중 좀 놀랐다. 치과의사란 직업이 메탈 보컬로 흔한 건 아니잖나.


    김 : 나 밖에 없는 것 같다(전원웃음).

     

    Q. 그래도 비교적 음악을 하는 데 여유는 있을 것 같다.


    김 : 지금은 여유가 있다고 할 수 있는 편이다. 같은 직업군이 왜 이쪽에 없는지는, 수련을 하거나 아니면 그런 과정에서 시간이 안돼서 대부분 포기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지금 밴드 말고 전에 할 때 수련 기간이었는데, 그때 형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고 이해도 해주면서 시간을 맞췄기 때문에 같이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베이스 치는 친구가 수련을 하고 있다. 그 친구도 최대한 공연이나 합주를 참여를 하는데, 만약에 일 때문에 못하게 되어도 나도 사정을 알고 나머지도 이해를 하기 때문에, 멤버들이 그 친구 몫까지 해내기 때문에 지금까지 큰 차질은 없다.


     

    Q. 치과의사 메탈 보컬이 없기도 하지만 한 밴드에 치과의사가 두 명인 밴드는 더 없을 것 같다. 같은 직업군이라 끌어들일 수 있었나.


    김 : 대학교 후배였다(웃음).


    전 : 그래서 쪽수에 밀렸다는 게 여기서(전원웃음).

     

    Q. 아무리 서로 뜻이 맞아도 보통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사람이 있어야 작업 속도가 빨라지곤 하는데, NI에서도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김 : 데모 같은 경우에는 키보드치는 친구가 제일 많이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이 : 예를 들어서 보컬이나 기타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면 내가 일과시간에 몰래 만든다. 물론 퇴근 후 남는 시간에도 한다(전원웃음). 아무튼 이렇게 아이디어가 나오면 미리 데모버전을 만든다. 그러면 작업이 훨씬 빨라진다.


    전 : 누가보면 너 일 안 하는 줄 알겠어(웃음).


    김 : 곡을 쓰거나 데모를 만드는 것은 키보드가 제일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고, 무대에서 확 치고 나오거나 그런 건 리더인 기타가 분위기를 주도하는 편이다. 나는 오늘 인터뷰나 주로 영업이나 사무적인 것을 담당한다(웃음).


    전 : 사람들이 하도 잘 생겼다고 하니까(웃음). 영업직이다.

     

    Q. “잘 생겼다고 하니까”라는 건 동의를 안 하는 건가.


    (전원웃음).


    김 :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우리가 걱정하거나 영업 같은 거 얘기하면 맨날 자기(전금용)가 잘생겨서 괜찮다고 한다.

     

    Q. 화목해 보인다.


    전 : 화목한 밴드다(웃음).


     

    Q. 여담으로 얼마전에 키보디스트가 영화 대사에 화음을 넣는 영상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전원웃음). 평소에도 밴드 분위기가 유쾌한 것 같다.


    이 : 사실 개그를 좋아한다. 난 약간 어디를 가도 웃긴 요소를 찾는다. 엄숙해야 되는 자리를 가도 웃긴 게 보여서 참는 경우가 많다. 자세히는 내가 너무 쓰레기처럼 보일까봐 말 못하겠고. 아무튼 어딜 가도 웃긴 요소를 찾는다.


    김 : 일단 전반적으로 다들 마음도 잘 맞는다. 그리고 서로 공통적인 관심사도 많기 때문에 유튜브나 다른 데서 흥미로운 걸 찾으면 공유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전 : 공개할 수는 없지만, 카카오톡 대화방 보면 정말 웃기고 쓸데 없는 이야기가 60% 된다.


    김 : 80% (웃음).


    이 : 그래도 요새는 좀 덜 한데, 한참때만 해도 단톡방 조금만 안 보고 있으면 999+ 이렇게 되고 그랬다(전원웃음).


    김 : 진짜 허탈한 게 999개 중에 860개는 다 헛소리다(전원웃음).

     

    Q. 그러면 중간에 공지 올라가 있으면 찾기도 힘들다.


    전 : 그렇다. 이야기하면 다 까먹는다.


     

    Q. 음악적 방향이나 작곡은 누가 이끌어가는 편인가.


    이 : 곡 별로 다르다. 보통 일렉트로닉 성향이 강한 곡들은 내가 주도하고 뉴메탈 성향이 강한 곡들은 기타치는 형이 주도하는 편이다. 

     

    Q. 내용적으로는 한 가지 노선을 잡기보다 다양한 사운드를 실험한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실제로 그런 생각으로 내놓은 작업물인가.


    김 : 그렇다. 특히 개인적으로 1절, 2절 브릿지 마지막에 똑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안 좋아한다.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요소를 많이 넣으려고 편곡 과정에서 멤버들에게 시도하라고 요구한다.

     

    Q. 그래서 최소한의 변주라던가.


    김 : 그렇다. 리듬이 바뀐다든가, 1절을 그로울링이었는데 2절은 갑자기 일렉트로닉 비트가 깔리면서 랩이 나온다든가 한다.


    이 : 가끔 보면 강박이 있는 것 같다. 달라야 된다. 앞에 나왔던 게 여기 또 나오면 안 된다.


    김 : (웃음). 그래서 멤버들이 뭐라고 했었다. “왜 굳이 1절이랑 2절이 매번 달라야 하나, 이 정도면 똑같이 해도 되지 않냐”하면 뭐 똑같이 할 때도 있다.

     

    Q.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록/메탈 밴드로는 특이하게 리믹스 작업이 적극적이었다. 이런 것도 음악적 실험의 연장선인가.


    이 : 곡들을 내가 직접 리믹스하는 작업이 앨범에 싣도록 의도적으로 만든 건 아니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웰메이드여서 음원으로 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리믹스 자체는 나의 취향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난 ‘리믹스를 차곡차곡 모아서 디제이셋으로 울트라에 나가자’라는 야욕이 있다.


    전 : 나는 댄서로(웃음).


    이 : 형 깃발들고(웃음).


    김 : 그리고 록 밴드들이 리믹스 같은 경우를 한 곡씩 EP에 끼워 넣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잘 된 리믹스도 있지만 굉장히 성의 없이 대충 만든 리믹스들도 있다. 그냥 댄스 비트만 대충 넣어서 원래 멜로디에 때려 놓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리믹스도 정규에 들어가는 것만큼 신경을 썼다라는 것만큼 보여주려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리믹스 4곡 중 2곡은 보컬을 아예 새로 추가적으로 녹음했다. 리믹스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Q. 내용물 이야기로 들어가자면, 팬 페이보릿 곡으로 ‘Geisha’가 꼽혔고 덥스텝 리믹스까지 발표했다. 이 곡에 대한 소개를 듣고 싶은데.


    김 : 원래 처음에 기타치는 형이 만들었다. 지금이랑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굉장히 정통적인 뉴메탈에 가까운 곡이었는데, 뭘 해도 느낌이 안 살았다. 그저 콘이나 림프 비즈킷의 아류같이 나왔었다. 그래서 좀 다르게 해보려고 뽕짝 리듬을 넣어 보기도 했다. 가제가 ‘게이샤’였던 거라서 엔카처럼 만들어보자 아니면 펑크처럼 중간에 리듬 변주를 해보자고 했는데 어떤 것도 안 어울렸다. 중간에 포기하고 대놓고 뉴메탈을 하려고, 메탈코어를 섞은 뉴메탈, EDM적인 요소가 많은 뉴메탈, 힙합적인 요소가 많은 뉴메탈처럼 변주를 많이 하려고 했었다. 근데 결국 대놓고 콘이나 림프 비즈킷의 오마주를 넣어서 만들자해서 아예 정통적인 뉴메탈처럼 보컬을 과장되게 불렀더니 곡이 살아 남았다. 원래 버릴까 했는데 그 상태로 살아 남았다.


    전 : 원래 처음에 만들었을 때도 그랬지만 ‘게이샤’라는 곡은 변주를 시키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었다. 그리고 콘이나 림프 비즈킷을 생각하면서 만든 것이었다. 그래서 딱 들었을 때 콘이나 림프 비즈킷이 생각난 것을 노렸다. 결과적으로 팬 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셔가지고…


    김 : 그리고 사실 중간에 베이시스트가 공백이 있었다. 그때 기타치는 형이 옥타버라고 기타 이펙터를 끼웠는데도 베이스 부분이 비었다. 그 부분을 이상한 괴성도 넣고 일본어 나레이션도 넣고 하다가 일시적으로 메운 건데 그걸 오히려 따라하더라. 그 부분들도 원래들도 일시적으로만 넣었던 부분이다. 그것도 끝까지 살아남아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Q. 들어 봤을 때 NI의 다른 곡들보다 굉장히 정돈 된 느낌을 받았다.


    김 : 그렇다.

     

    Q. 뮤직비디오로도 공개한 ‘Beyond’는 전자음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전 : ‘Beyond’같은 경우에는 내가 먼저 전체적인 리프를 만들고 그 다음에 F/X 헌이가 더 추가시켰다.


    이 : 그 곡은 기타 리프가 먼저 쓰였고, 그 위에 내가 입히기 시작했다. 입히다 보니 점점 헷갈리더라. “이걸 내가 만들었나..?” (웃음)


    김 : 약간 이 친구가 만든 분위기가 있었다. 왜냐하면 헌이가 F/X를 넣을 때, 그 EP 자체에 두드러지는 패턴 같은 게 있었다. 그 곡에서도 본인이 처음에 만든 것처럼 만들어보이더라.

     

    Q. 본인도 들을 때 애초에 전자 미디 쪽에서 미리 찍어 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 : 리프가 먼저 나왔다.


    전 : 워낙 멤버들이 출중하게 잘 하는 편이어서…

     

    Q. 소위 말하는 ‘곡 스틸’ 아닌가.


    전 : 그렇다(웃음).


    김 : 심지어 처음에는 리프가 한 옥타브 높았었다. 그런데 좀 더 헤비하게 해보자 해서 한 옥타브 낮췄다. 전에는 펑크적인 사운드를 한 옥타브 낮춰서 메탈코어같이 들리게 성향이 바뀌었다.


     

    Q. 보컬이 스크리밍보다 클린보컬에 더 능한 것 같다. 클린보컬이 주가 되는 트랙에서 확연히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두드러지는데 혹시 익스트림 창법은 좀 늦게 접한 편인가.


    김 : 익스트림 창법을 접한 적이 없다(웃음). 레슨을 받은 것도 성악 레슨을 받았었고 실용음악 레슨도 받았었다. 그로울링은 레슨을 받은 적은 없고 림프 비즈킷이나 린킨 파크를 흉내내면서 익혔다. 그래서 정통 데스 그로울링은 할 수도 없고, 그 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해도 정통적인 사람들과 다른 메커니즘이다.


    이 : 그러니까 전문적인 용어로 야매…? (전원웃음)


    김 : 그렇다(웃음). 그로울링을 누구한테 배워본 적은 없다.

     

    Q. 그렇다면 스크리밍이란 것을 감정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셈인가.


    김 : 그렇다.

     

    Q. 일부 곡에서는 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곡도 있는데, 랩도 뉴메탈 밴드의 영향으로 시작한건가.


    김 : 랩은 원래 처음 접한 건 림프 비즈킷이나 린킨 파크에서 나오는 랩을 접했다. 처음에는 힙합을 마냥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에미넴이 귀에 꽂혀 듣다가 점점 빠져들게 됐다.

     

    Q. 록 보컬 스타일의 랩은 아무래도 본받을 표본이 현저히 적다. 평소에 곡을 할 때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김 : 많다. 일단 발음. 합주실에서 곡 메이킹을 할 때 이렇게 내면 멋있겠다해서 합주실에서 할 땐 멋있었는데 녹음할 때 발음이 무너진다든지. 어느 정도의 플로우를 계산 했는데 그게 뱉을 때 안 되니까. 노래나 그로울링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모니터링이 되는 편이니까 괜찮은데, 랩은 내 본연의 목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자기 전화 목소리처럼 듣기 너무 어색했다. 또 녹음 한 번 하고 수정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쇼미더머니에 나온 사람들처럼 프리스타일을 바로 수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집에서 몇 십분 동안 구상을 해 온 랩인데 거기서 안 맞으면 수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서 애로사항이 있다.


    이 : 아니야 근데 쇼미에 나온 사람들도 다 써온 가사로 해


    전 : 어쩐지 되게 잘하더라(웃음).


    이 : 그게 발매한 음원에 다 있던 벌스야.


     

    Q. 한국어 특성상 프리스타일을 잘 하는 래퍼도 국내에 많지는 않다.


    김 : 한국어가 어렵다(웃음).

     

    Q. 정통적인 힙합을 들으면 스스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편인가.


    김 : 정통은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웃음). 정통 같은 경우에는 마치 그것을 무시하거나, 안 좋아한다는 게 아니다. 레드 재플린이나 에어로스미스를 지금 듣는다 해서 우리 음악의 멜로디를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듯이, 투팍이나 DMC, NWA를 들어도 랩 메이킹을 하는 데 있어서 피와 살이 되진 않는 것 같다. 물론 참고는 된다.


    이 : 아니야 그건 너무 좋은데? 그건 랩을 배우는 게 아니야


    김 : 그냥 듣는 거지(웃음). 클래식 듣는 것처럼.


    이 : 그건 그냥 간지야.

     

    Q. 개인적인 결과물에는 만족하는 편인가.


    김 : 랩을 원래는 녹음하고 처음에 들으면 ‘아 왜 이렇게 녹음했지’ 싶을 때가 있었다. 듣다 보니까 또 괜찮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일부러 힙합을 더 많이 들어보려고 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현재진행형으로 가장 발전이 빠른 장르다 보니, 많이 듣다 보니까 다시 내걸 들으면 다시 하고 싶다. 왜 톤을 이렇게 했지, 개판이네 라는 생각이 든다.

     

    Q. 확실히 반대의 상황도 비슷한 입장일 것 같다. 어쨌든 보컬로서는 프로페셔널하게 올라갔는데, 그로 인해서 견디기 힘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김 : 보컬로서 프로페셔널하게…올라갔나?(웃음)


    전 : 언제 올라갔냐(전원웃음)?


     

    Q.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하자면 다음 작품 계획, 특히 정규 앨범에 대한 계획이 궁금하다. 발매 시기와 담길 내용물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은데.


    김 : 정규 앨범은 일정 상 늦어도 7월에는 발매가 되도록 계획 중이다. 우리가 8월에 일본으로 공연을 간다. 그때 발매된 CD를 들고 가는 게 계획이다. 그 전까지 무조건 해야한다. 수록곡은 12트랙에서 13트랙 정도다.


    지금 범위가 좀 넓다고 했는데, 아마 지금보다 더 넓어질 것이다. 나쁘게 보면 집중력이 떨어져 보이거나 산만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산만하지 않게 공통적인 색깔을 모든 트랙에 넣으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국악이 들어간다거나(웃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EDM이나 힙합적인 요소가 메탈적인 요소와 섞여 있을 예정이다.


    이건 랩 퀄리티에 대한 질문의 연장선인데 정말 준비 많이했다. 차용한 힙합과 EDM 요소가 대중이 듣기에 ‘메탈하는 애들이 대충 배워서 느낌만 내려고 했네’가 아닌, 진짜로 그 장르의 느낌이 들어날 수 있는 곡을 만들어서 추가하는 게 목표다.


    이 : 정규 앨범 수록 예상곡 중에 1분 동안 계속 랩을 하는 노래도 있다.


    전 : 그래서 BMTH처럼 실망할 그런 음악은 아닐 것이다(웃음). 뭔가 비슷하지만 다채로운 사운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보컬적인 면과 인스트루먼트 면에서는 확실하다.


    김 : 혹시나해서 어그로성으로 “BMTH처럼 실망스러운 앨범을 내진 않겠다”라고 넣지는 말아 달라(전원웃음). 우리 생각이 아니다(웃음).


    전 : ‘왜 그랬어 걔네~’ 이런 거 말야야(웃음)


    김 : 저는 BMTH 이번 앨범 좋아합니다(웃음).


    이 : 보통 모든 밴드들이 1집을 낼 때 가장 많은 곡을 모은다. 그러다 보니 정규 앨범 자체를 팀 결성하고 3년 정도만에 처음 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의 궤적을 충실히 담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전 : 그리고 NI의 마인드 같은 경우에는 어떤 음반을 들었을 때,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한 음악을 듣는다는 느낌은 지양한다. 조금 더 다채롭고 질리지 않게끔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 1번 트랙을 들어도 8번 트랙을 들어도 6번 트랙을 들어도 ‘어 얘네 노래가 다 비슷비슷하네?’는 별로니까. 각각 좀 다르면서도 한 앨범인 것처럼 어느 정도의 흐름과 통일성만 유지하는 게 목표다.


    전 : 사운드적인 측면에서는 우리가 공식적으로 믹스처 록이라는 장르를 하겠다는 이유를 정규 앨범으로 보여주려고 한다.


    이 : 예를 들어 고기를 먹는다고 하면 차돌박이가 맛있다고 1 KG을 먹을 수는 없다. 차돌박이도 먹다가, 양념갈비도 먹지만 고기라는 카테고리는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전 : 메뉴로 따지면 ‘소 한 마리’(웃음).


    김 : 그렇게 거창하게 말 한 다음에 녹음 망하면 어떡하려고(웃음).

     

    Q. 얼마나 진행 된건가.


    전 : 정확히 반 진행됐다. 6곡.


     

    Q. 끝으로 독자나 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 : 기타치는 전금용이고(전원웃음), 유부남에다가 딸 둘 키우고 있습니다(전원웃음).


    김 : 뭐야, 갑자기.


    전 : 그러니까(웃음). 근데 음악하시는 분들이 다들 힘들다고 그만 두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난 유부남에 딸 둘까지 키우고 있으니 주변에서 얼마나 힘들겠냐고 말한다. 그런데도 꿈이라는 것을 끝까지 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 뭐 이룬 것처럼 얘기를 해


    전 : 아니 그러니까 이미 진행형이지만. 왜냐하면 오늘 어떤 영상을 봤는데 꿈을 놓지 말라는 말이 나왔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꿈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침묵 후 전원웃음)


    이 : 열정에 기름붓기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전원웃음)


    이 : 진짜 웃기지도 않아


    전 : 둘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도록 하겠다.


    김 : 제일 부끄러워 지금 한 말이(웃음).


     

    김 : …난 로커들이 이런 말 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웃음). 우리가 힘들게 한다거나, 고생하니까 지켜봐주세요 이런 거 안 좋아한다. 힘든 점이 없는 건 아닌데, 우리 팀 같은 경우에는 지금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20대 10대고 야욕에 불타서 유명해지고 싶어서 대중성을 위해 아무거나 다 하는 것도 아니다. 각자 밴드에서 음악 활동을 하면서 10년 이상 한 사람들이 모여 ‘우리가 이렇게 하면 재미있게, 즐겁게 음악을 할 수 있겠다’해서 모인 거다. 그렇다고 몇몇 직장인 밴드들 처럼, 직장인 밴드를 비하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놀면서 대충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만들고 만족스럽게 내 놓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각자 생업을 하든 뭘 하든 멋있게 잘 사는 모습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가 즐겁게 우리끼리 음악을 하는 만큼 공연에 와서 보는 분들이나 음반을 내서 들으시는 분들께 그런 것들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전 : 네가 그렇게 얘기하면 난 뭐가 돼(웃음).

     

    Q. 말하자면 밴드 멤버가 싫어하는 전형적인 로커가 리더다!(전원웃음)


    이 : 헤비니스의 틀이라는 건 있지만, 사실 난 록이라는 걸 잘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다. 정말 좋아했던 밴드가 아니면 록에 엄청나게 경도된 사람도 아니다. 그래도 헤비니스 밴드에 몸을 담고 있는 이상 즐겁고 간지나게 음악을 하려고 한다. 열심히 하고 어렵게 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웃음) 않다.


    전 : 다시 해도 되나? (전원웃음) 나도 즐겁게 음악 하고 싶다.


    이 : 정말 재미있고 간지나게 음악을 하는 것이 목표다. 사람들이 인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재미있고 즐거운 음악을 하고 싶다.


    김 :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여름에 첫 정규가 나올 예정이니 이 인터뷰를 읽고 몰랐다가 알게되신 분들은 쭉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 : 유하람

    촬영 : SONG FOR HER
    장소제공 : 홍대 스튜디오 썸띵




    - 뉴클리어 이디엇츠 'Geisha(Remix)' 리릭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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