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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보다는 충신, 요행이 아닌 장인정신 - 디아블로(Diablo) 인터뷰
    아티클/인터뷰 2019.03.09 13:19

    © 디아블로


    판이 작든 크든, 역사가 길든 짧든 '원로' 대접 받는 무리는 있기 마련이다. 그들은 좋게 말하면 업적을 존중 받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결국 옛날 사람 취급을 받는 셈이다. 그런가하면 커리어가 아무리 쌓여도 현역을 자처하는 '별종'도 있다. 밴드 디아블로(Diablo)가 그렇다. 디아블로는 '헤비메탈의 제왕' 같은 낯 간지러운 수식어를 원하지 않는다. 여전히 자세를 낮추고 팬과 호흡하며 더 나은 밴드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혹자는 '이제 입지도 있으니 앨범을 안 내는 것 아니냐'고 빈정대지만, 적어도 하야로비가 만난 디아블로는 오만이나 안주와는 거리가 멀었다.


    Q.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장학(이하 장) : 디아블로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장학이라고 한다.


    추명교(이하 추) : 드럼을 맡고 있는 추명교라고 한다.


    Q. 다른 질문들에 앞서 디아블로는 왜 앨범이 늦어지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규를 발매한지는 9년, 마지막 싱글은 5년 전인데 이번 공백기가 유난히 늦어지는 이유가 있나.


    장 : 우리는 지금까지 앨범을 자체 제작하지 않았다. 모두 소속사와 함께 제작을 하며 앨범 작업에 늦게 들어갔었다. 그래서 싱글 작업을 마친 뒤로 기존 제작사와 계약 관계를 끝내고 새로운 제작사를 만나서 앨범을 내려고 하다 보니 공백이 더 길어졌다. 요즘 이쪽 씬이 안 좋기 때문에 연결되기 더 어려운 부분도 있다.


    물론 작업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래도 공백 기간이 계속 길어지면 안 되서 올해 초에 정규 앨범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시장 자체가 정규 앨범를 내면 소모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지금까지는 싱글 위주로만 냈다. 그런데 록 밴드쪽은 그래도 정규 앨범가 나와야지 들어오는 프로모션 같은 것이 뒷받침 되니까…. 그래서 공연도 원래 출연을 약속하지 않은 이상 나가지 않고 있다.

     

    Q. 사실 음원 발매가 중단 된 시점부터 디아블로의 음악색 자체가 좀 변하기 시작한 걸 느꼈다. 원래 디아블로는 처음에 출범했을 때 당시에는 그루브 메탈을 주로 했었는데, 2014년에 발매한 EP <The Keeper Of Souls>부터는 메탈코어로 들아갔다. 그리고 2014년 싱글 브레스는 뉴메탈로 분류할 수도 있는 음악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시대를 따라갔다는 부분이기도 하다. 음악적 방향을 선회한 것이 맞는가?


    추 : 내가 얘기해도 될까?


    장 : 그럼요


    추 : 사실 리스너와 다르게 뮤지션 입장에서는 그렇게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큰 카테고리를 헤비메탈이라고 정해 놓으면 그 안에서 당장 좋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할 뿐이다, “선회했다”, “이쪽에서 어디로 간다”는 개념은 전혀 아니다.


     

    Q. 락이나 메탈 같은 경우에는 커뮤니티가 발달하지 않은 편이지만, 그 안에서도 좀 얘기가 되었던 게, 예전에는 좀 판테라(Pantera) 느낌 내더니 이번엔 킬 스위치 인 게이지(Killswitch Engage, 이하 KSE) 느낌이 난다. 이 밴드 안에서의 논의가 있었나 생각을 했었다.


    장 : 그런 거 안 한다. (웃음) 그거는 어떻게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보컬 스타일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 앨범 만들 때 당연히 그런 논의는 결코 하지 않는다. 말한대로 당시 다섯 멤버가 좋아하는 음악을 종합해서 곡을 낸다. ‘이렇게 갑시다. 저렇게 갑시다’ 회의하는 건 으…좀 그렇지(웃음). 아마 모든 밴드, 음악하시는 분들이 다 그럴 거라고 믿고 있다.


    추 : 내 생각에는 KSE 색깔이 좀 난다는 것은 사실이다. 학이가 보컬을 하기 전 초창기 디아블로 보컬은 보이스 성향 자체가 판테라쪽에 가까웠다. 지금은 학이 보이스에 가장 잘 맞는 음조를 맞춰주기 위해서 KSE처럼 연주하는 거고. 이러나 저러나 세션은 원래 보컬이 가장 색깔을 잘 낼 수 있는 방향대로 갈 뿐이다.

     

    Q. 요즘 주류로 잡고 있는 래퍼들이나 메이저 보컬은 장르를 취사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밴드음악은 그렇지 않은 편이라는 뜻인가.


    장 : 딱 그런 성향이 없다라고 잘라 말 할 수는 없지만…모르겠다. 말 조심해야 될 것 같다. (웃음) 적어도 우리는 그냥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 그뿐이다. 이 말에 모든 게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추 : 그래, 음악이 살짝 변화가 있다는 느낌은 들 수 있다. 음악이란 게 트랜드를 아예 무시하고 갈 수는 없다.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 그때 그때 관객과 소통이 되니까. 그렇다고 무작정 트렌드를 따라가서 색깔을 잃으면 안 되겠지. 우리도 마찬가지다. 헤비메탈이라는 베이스를 지키면서 유동적으로 타협하는 것이다.


    장 : 그 미묘한 부분을 리스너는 되게 크게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우리가 헤비메탈 밴드인데 갑자기 발라드 밴드로 바뀌진 않을테니까(웃음). 항상 메탈이란 카테고리는 지키니 걱정 안 해도 된다.

     

    Q. 걱정이라기보다 흥미롭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장 : 그럴 수 있다. (웃음)

     


    Q. 어쨌거나 단순히 장르적인 면으로 보았을 때, 그루브 메탈과 메탈코어와 같은 경우에는 간격이 되게 크다. 그래서 이런 반응이 나왔다고 보는데.


    장 :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메탈코어로의 ‘전향’이라고 생각했다면 ‘Breath’를 내지 않았겠지. 가장 최근에 나온 앨범인데 뉴메탈이지 않나. 그런 반응이 크게 와 닿진 않는다. 그저 자유롭게 하는 음악이니까.

     

    Q. ‘The Sorrow’나 ‘Breath’는 크게 호평을 받았다. 특히 ‘The Sorrow’ 뮤직비디오는 칭찬하는 외국인 댓글이 굉장히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멤버 실력은 너무 좋은데 작곡이 아쉽다’던 디아블로의 약점을 많이 극복을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밴드 내부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 작업방식의 변화라던지.


    장 : 특별한 작업 방식의 변화는 없었고 보컬 교체에 따른 스타일 변화에 대한 개념 같다. 작곡이 누가 더 뛰어나다가 아니라 보컬 스펙에 달렸다는 거지. 나는 어떤 보컬이든 어떤 음악이든 분명 호불호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뮤지션이라면 반드시 감수해야 한다. 일단 나는 옛날 디아블로와 현재 디아블로의 간극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하던 걸 해왔다.


    추 : 뭐 그렇게 들어주면 고맙지.


    - 디아블로 'Sorrow' 뮤직비디오 


    Q. 리스너가 느낀 디아블로의 변화가 사실 내부에서는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 같다.


    추 : 그렇다. 뭐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또 밴드의 결과물은 극소수 뜻대로 결정되지 않는다. 멤버 전원 혹은 대다수가 승인해야 진행된다.


    장 : 덧붙이자면, 대중음악 자체가 앞서 말한 트랜드대로 흘러가는 건 맞다. 그런데 우리는 절대 그게 우선시하지 않는다. ‘요즘 뭐가 시대에 맞고 잘 팔린다더라’하는 여러 상황은 있지만, 우리에게 첫째는 ‘우리가 재미있자’다. 우리가 정말 재미있고 우리가 정말 연주하는데 즐거워야 관객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계획적으로 CD 한 장 더 팔자고 음악에 손대지 않는다.


     

    Q. 디아블로가 앨범을 만들 때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기획 단계부터 의견 조율이나 그런 것이 어떻게 되는지.


    장 : 일단 우리는 공동 작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누가 리프를 만들어 오든, 멜로디를 만들어 오든 멤버 5명이 모두 참가해야한다. 그 전후로는 다 같이 모여서 앨범 컨셉을 생각한다. 예를 들면 <The Keeper Of Souls>는 자체 캐릭터인 ‘미스터 브레이커’를 주제로 가사와 의상, 뮤직비디오를 모두 맞췄다. 그 전에는 ‘왕따’ 같은 사회적 문제를 키워드로 풀어나가기도 했고.

     

    Q. 미스터 브레이커에 대해 말이 나와서 하는 질문이다. ‘Mr.Breaker part.3’처럼 부제가 나왔는데 그 캐릭터에 대해 설명해달라.


    추 : 획일화 된 ‘우리네 모습’을 ‘Breaker’라는 이름처럼 깨부수는 가상의 인물이다. 1집, 2집 때 파트 1, 2가 나왔다.

     

    Q. 아 그럼 이게 시리즈인 것인가


    추 : 그렇다. 그래서 3가 ‘Sorrow’로 이번엔 ‘Mr.Breaker’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Q. 그럼 그 전에는 곡 안에서의 어떤 캐릭터 정도였나?


    추 : 그렇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미지화 되는 것이다.

     

    Q. 그럼 이후에도 이 시리즈가 이어지나?


    장 : 그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웃음).


     

    Q. 최근 작품으로 다시 돌아가자면, 브레스 같은 경우에는 피쳐링진이 특이했다. 유세윤씨와 래퍼 바스코가 참여했다. 정말 뒤늦은 설명이 되겠지만 두 사람과 협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


    추 : 디아블로가 <수상한 그녀>라는 영화에 출연했던 적이 있다. 시나리오 상 유세윤씨는 보컬 한이와 트윈 보컬이었다. 그 컨셉대로 OST 작업을 같이 했는데 레드불 쪽에서 스폰이 들어온 것이다. 마침 우리가 13년 레드불에서 진행한 ‘Live On The Road’라는 밴드 콘테스트를 우승했었는데 연결이 잘 됐지. 유세윤씨도 바스코씨도 그렇게 우연히 같이 하게 됐다. 사실 바스코는 전부터 인연도 있었지만.



    - 디아블로 'Breath' 뮤직비디오 


    Q. 그 뮤직비디오도 기존의 디아블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그전 캐릭터와는 아예 궤가 다른데, 스폰서와 관련된 것인가?


    장 : 그건 전혀 상관없다. 우리 자체적으로 이런 컨셉이면 재밌겠다고 해서 했다. 디아블로가 비쥬얼이든 내용이든 대중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말하자면 코믹 코드가 아예 없었으니 이번에 해보자는 아이디어였지.


    추 : 기존 헤비메탈 밴드면 다 어둡고 무겁고 강한 이미지이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야 있지만 조금은 거기서 벗어나서 친숙하게 가자고 얘기가 됐다.


    장 : 알겠지만 그래도 충분히 무섭거든. (웃음)

     

    Q. 바스코 이야기를 하자면, 바스코 앨범에 수록된 ‘Guerilla’s Way’나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 무대에서 같이 콜라보를 하기도 했었다. 어떻게 인연이 닿게 됐나.


    추 : 같은 녹음실을 썼다. 마침 다른 장르 뮤지션과 콜라보를 해보고 싶던 차에 그 녹음실에서 오퍼레이팅하던 친구가 바스코를 소개해줬다. 알고보니 우리 기타리스트 록이가 레슨하던 강남 학원에서 힙합 선생님으로 있었다더라. 디아블로랑 완전 초면은 아니었던 거지.


    또 알다시피 바스코는 힙합이면서 굉장히 로킹(Rocking)하다. 표현 방식도 우리와 너무 잘 맞았고. 그래서 바스코 작업할 때 우리 멤버 전부는 아니어도 2명 정도는 참여하고, 그 이후에 바스코도 ‘Breath’에 참여하게 됐다.



    - 당시 '힙합이냐 록이냐' 논쟁에 휘말렸던 바스코와 디아블로의 합동 무대


    Q. 원래 힙합이나 뉴메탈 쪽에도 관심과 교류할 생각이 있었나?


    추 : 그렇다. 우린 거의 모든 음악을 듣는다. 심지어 1집 때도 일본에서 녹음한 곡은 힙합과 콜라보를 하려고 했다. 이미 그때부터 관심이 많았다. 한창 여러 밴드가 비슷한 크로스오버를 할 때기도 했고. 그렇다고 헤비메탈에서 너무 벗어날 수는 없으니 재밌는 포인트를 잡아 콜라보를 하는 거다. 다 좋다. 장르는 장르대로 다 좋아한다.

     

    Q. 정작 아티스트는 장르에 대해 개의치 않는데, 오히려 팬들이 소위 말하는 ‘트루’, ‘폴스’에 대해 집착을 하는 것 같다.


    장 : 이해는 한다. 더 장르를 가르는 시도가 나쁜 건 아니니까.

     

    Q. 앨범 얘기로 돌아가서, 2019년 나오는 앨범에 대해 스포일러를 해줄 수 있는가.


    추 : 해외 쪽 프로모션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작업이란 게 고무줄 같아서 쉽게 말은 못하겠지만 2019년 상반기에는 나온다. 내용물에 있어서는 확실히, 그리고 지금까지 나온 앨범 중에서 가장 헤비할거다. 자세한 힌트는 줄 수 없지만 궤가 다른 사운드도 찾을 수 있을 거다.


     

    Q. 디아블로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램넌츠 오브 더 폴른(Remnants Of The Fallen) 등 비교적 어린 밴드들이 속속 좋은 앨범을 들고 등장했다. 9년만의 복귀작을 내는 입장에서 위기의식이나 자극 같은 게 있나.


    장 : 형 동생을 떠나 뮤지션으로 이 씬에 괜찮은 앨범이 많지 않다. 그런데 좋은 밴드와 작품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두 손 들고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언급한 자극은 당연히 받아야 한다. 자극을 받아야 선의의 경쟁이 되고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겠나. 지금 씬이 안 좋기는 하지만, 이럴 때기에 더욱 분발해야된다고 생각한다.

     

    Q. 여담으로 보컬 장학은 위기감에 대해 물어본 게 무색할만큼 커리어가 쌓일수록 라이브가 안정되는 모습이 보인다. 특별한 관리법이라도 있는가?


    장  : 보컬 얘기하는 건가? 외모적인 것인가? (웃음).

     

    Q. 당연히 보컬이다. (전원웃음)


    장 : 이건 1년이라도 더 해본 사람으로써 말하는 것인데, 보컬을 하고 싶다면 발성법을 항상 연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30대가 되기도 전에 목이 다 나간다. 나도 마찬가지이고 항상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감히 말하건대 최고의 목관리는 좋은 발성법이다. 목이랑 같이 가는 시간이 가장 많은데 목 쓰는 버릇을 잘못 들이면 어쩌겠나. 그 점만 유의하면 좋을 것 같다. 나도 이제 나이 먹으면 먹을수록 관리하는 발성법에 더 치중을 하게 된다.

     

    Q.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강철 성대로 유명했던 코리 테일러(Corey Taylor)도 한 번 목이 망가졌다가 발성법을 찾으면서 회복했으니까.


    장 : 그렇다. 그런 이야기다.


     

    Q. 마지막으로, 식상하지만 인터뷰를 읽을 독자들과 오랜만에 앨범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장 : 거창하다면 거창한 말일 수도 있는데 팬분들께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우리가 음악을 하는 원동력은 연주하고 노래하는 순간이지만, 그 기회를 주신 건 팬이다. 그래서 설령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도 우리 음악을 들어주는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 그 관심에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라이브와 앨범 그리고 항상 주장하는 세계정복을 약속한다(웃음).


    추 : 같은 말이긴 한데,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잘 해야 하는 음악으로 찾아 뵙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밴드와 관객 모두가 기분 좋은 라이브를 위해 자기 관리도 잘 해야 하고. 좋은 음악으로 항상 찾아 뵙고 싶다.



    - 디아블로 'Sorrow' 라이브


    인터뷰 : 유하람
    사진제공 : 디아블로
    협조 : 노머시 페스트(No Mercy F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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