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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직 예술만을 위한 음악 - 공중도둑 인터뷰
    아티클/인터뷰 2019. 3. 15. 03:13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공중도덕(이하 공): 공중도둑이라고 한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다.


    Q. 본인의 음악적 포지션과 컨셉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을 부탁한다.


    공: 음악은 혼자 집에서 녹음한다. 집에 마이크를 비롯한 녹음장비를 사서 컴퓨터로 음악을 만든다. 그리고 노래도 부르고 작곡도 한다.


    Q. 가내 수공업 아티스트 같은 건가


    공: (웃음) 그렇다.

     

    Q. 지금까지 이름을 많이 바꿔왔는데, 이름의 뜻이나 바꾸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먼저 ‘휴’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나?


    공: 무슨 이름을 지을지 아이디어 같은 게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한테 뭐가 좋을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휴’가 좋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휴’에서 이름을 바꾼 건 해당 이름이 나중에 별로라고 느껴서 그런 건가? 그랬다면 어떤 점이 별로였나?


    공: 친구들이 막 “휴 모텔”와 같은 사진들을 보냈다. 또 한 번 디제이일 했을 때 뒤에 ‘휴’라가 써져 있었는데 뭔가 한숨 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별로인 것 같아 공중도덕으로 바꿨다.


    Q. 그렇다면 공중도덕으로 바꿨을 때의 뜻은 무엇이었는가?


    공: 예전에 가장 친한 친구와 만화를 그렸었는데, 만화 제목이 ‘도덕’이었다. ‘도덕’하면은 찾기도 좀 어렵고, 웃기지 않아서 했다가 ‘공중도덕’으로 바꿨다. 그 후 알다시피 ‘공중도둑’이 됐다.


    Q. 현재 공중도둑이라는 이름을 영어로 ‘Mid Air Thief’로 해외 팬들이 칭하고 있다. 그 이름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가?


    공: 만족한다.



    - 공중도둑 '쇠사슬' 팬메이드 뮤직비디오


    Q. 이름을 지을 때 크게 어떤 의미를 담으려고는 하지 않는 듯하다.


    공: 그렇다. 이름에 막 그렇게 연연해하지 않는다.


    Q. 공중도덕에서 공중도둑으로 바뀌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그 노래 때문인가?


    공: 그렇다. 처음에 좀 언짢았다. ‘왜 내가 먼저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데 왜 따라하지?’와 같이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 분들이 먼저 공중도덕으로 발매를 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아 이러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바로 이름을 바꿨다.

     

    Q. 많은 활동량으로 음악을 발표했다. 그 활동량 중 하나로, 대중들이 그림자 공동체라는 아티스트에 대해서 이게 공중도둑일 것이라고 사실상 기정사실로 추측하고 있는데, 아티스트의 공식 답변이 없었다. 우선 본인이 맞는가?


    공: 본인 맞다. 나와 노래 부르는 친구 한 명과 같이 한 프로젝트 그룹이다.


    Q.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건, 다른 인터뷰에서 말한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발표하고 싶다”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도 괜찮은가?


    공: 음악을 다양하게 하고싶다 보다는, 노래를 좀 잘 부르는 사람과 작업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같이 맞춰가는 것이 다양한 음악보다 먼저인 것 같다. 설명이 잘 됐는지 모르겠다.


    Q. 아 이런 스타일로 만들어야지’라기 보다, ‘그냥 자연스럽고 재밌는 걸 해보자’ 하다 보니 그림자 공동체와 같은 결과물이 나왔다는 말인가?


    공: 그렇다. 하지만 ‘아 이건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것도 몇 가지 있었다. 예를 들어, 느리고 길고 힘 없는 음악도 해보면 좋을 거라 생각했다.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어떤 음악을 지향하는지 궁금하다.


    공: 심심풀이로 기타를 치다가 흥미를 가져서 인터넷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찾아보고 듣다가, 점점 더 좋아져서 음악을 하게 됐다. 막 특별한 스토리 같은 건 없다.


    Q. 원래 기타를 쳤다고 했는데 밴드 활동을 했었나?


    공: 중학교때부터 엉성하게나마 밴드 활동을 많이 했었다.


    Q. 밴드의 장르는 무엇이었나?


    그냥 중학생들이 하는 수준이었다. ‘Weezer’의 ‘Island in The Sun’ 커버도 했었고 펑크 위주의 밴드였다.


    Q. 그렇다면 그 이후에도 밴드 활동을 하다가, 개인 음악으로 전향한 건가?


    공: 고등학교때는 밴드를 거의 안 했다. 고1때까지만 중학교때 시작했던 밴드를 계속하다가 그만뒀다. 그 이후로는 혼자서 집에서 컴퓨터로 지금은 없어졌는지도 모르는 프로그램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Q. 밴드에서 전자적인 것도 섞인 음악이 되었는데, 통기타에 전자음악을 접목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공: 예전부터 자연스레 그래왔다. 원래 전자음악을 좋아했고 뭔가 계기가 있었다기보단, 밴드를 그만두고 컴퓨터로 음악 만들기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두개가 접목됐다.


    Q. 전자 음악도 분파가 많은데 특별히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가 있는가?


    공: 듣는 것마다 영향을 받긴 받았다. 당연하겠지만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 음악 너무 좋아한다. 한때 진짜 많이 들었었다. 전자음악은 정말 많이 들어서 뭔가 딱 이거 하나 이러기는 어렵다.



    - 에이펙스 트윈 'T69 Collapse' 뮤직비디오

     

    Q. 밴드 음악을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 합주에 정체성을 두는 큰 사람들이 많지 않나. 그런데 공중도둑과 같은 경우는 이와 무관하게 미디나 혼자서 하는 음악으로 돌아섰다. 원래 그런 정체성이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특별한 자극점이 될 만한 것이 있었나?


    공: 보통 혼자 지내는 편이라, 합주할 사람을 구하는 과정에서 힘이 빠진다. 합주에 정체성을 두거나 그런 건 없고 되게 오랫동안 혼자서 음악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혼자 하는게 내가 제일 재미를 느끼고 또한 가장 잘 하는 것 같다. 사실 밴드를 하면 연주적으로 자신 있는 편은 아니다.


    과거 하던 밴드 활동이 혼자서 음악을 할 때 도움이 된 것이 있나?


    공: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진 않다.

     

    Q. 레이블에 대해서 얘기해보겠다. 현재 파운데이션 레코드 소속은 맞는가?


    공: 아니다.


    Q. 휴(Hyoo) 당시에는 파운데이션 레코드 소속이었지 않았나? 현재 해당 레코드 홈페이지에 소속 아티스트로 아직 ‘휴’가 걸려있다.


    공: 그 당시에는 파운데이션 레코드에 있었다. 3년 계약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이다. 그때는 음악을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를 몰랐다. 어떻게 찾았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전자음악 레이블 같은 것을 찾은 게 파운데이션이었다. 사무실 가서 CD 하나 드리고 계약했다.


    Q. 그렇다면 지금은 레이블이나 속해 있는 곳은 없나?


    공: 그렇다.


    Q. 특정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고 작업하는 걸 꺼리는 편인가?


    공: 그렇진 않다. 사실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음악 시장이나 인더스트리 같은 환경을 전혀 모른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래서 음악만 만든다.

     

    Q. 인터넷상에 공식적인 본인의 사진이나 영상 같은 것이 없다. 이에 대해 신비주의와 같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니면 소속 레이블이 없는 것과 같은 이유로 의도치 않게 사진이 없는 것인가?


    공: 신비주의나 별도의 다른 것을 지향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공식적인 것이 없을 뿐이지, 인터넷상에 사진이나 영상은 찾아볼 수 있다. 인터뷰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거절하는 것은, 그것이 인터뷰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 생각해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아서이다. 앞으로 공연도 할 계획인데 마스크를 쓴다던가의 신비주의를 할 생각은 없다.

     

    Q. 앞으로의 공연이라니, 다가오는 공연 계획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나?


    공: 정말 연주를 장난 아니게 하는 사람들을 찾았다. 드러머분들도 있고, 피아니스트분도 있고. 그분들과 공연을 할 예정이다. 합주를 하면서 공연을 준비하는 중인데, 합주를 하고 녹음한 것을 들어봤더니 만족스럽진 않았다. 그래서 공연의 방향을 다시 잡고 있다. 새로 잡은 방향마저 별로라면 공연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언제든 있다.


    방향을 다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던 점에서,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말해줄 수 있나?


    공 : 연주 엄청 잘 하는 사람들을 모아 내 곡을 합주했는데, 그 곡이 별로였다. 그 사람들이 높은 레벨의 음악을 하고 있는데 내 음악이 별로니 방향성이 망가졌다.


    Q. 스스로의 음악에 대한 평가가 가혹한 것 같다. 만족을 잘 못하는 편인가?


    공: 좀 심한 편이다. 그래서 음악을 많이 만드는데 발매하는 게 어렵다. 미공개곡들도 정말 많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들으면 재밌긴 한데, 다 별로여서 안 내길 잘했다고 생각한 것도 되게 많다.


    Q. 음악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전작인 <공중도덕>과 이번 <무너지기>까지 평단이나 리스너들 가리지 않고 많은 찬사를 받았다. 비평이나 피드백 같은 건 신경 쓰는 편인가?


    공: 발매직후 8월에 그때 2-3주동안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으로 찾아보고 그랬다가 그냥 그렇구나 했다가 안 찾아본다.


    Q. 본인 음악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에 비해서 외부 평가는 좋았는데 느낌은 어땠나?


    공: 내 친구 중 한 명이 악플만 찾아서 나한테 보낸다. ‘이거 별로야’ 이런 거. 그런데 음악 만드는 것도 듣는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거니까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기분은 좋다.


    Q.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는데,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하다.


    공: 체감할 만큼 반응이 뜨겁진 않은 것 같다. 1집보다는 2집을 더 많이 듣는 것 같긴 한데, 뜨거웠다고 볼 만큼인지는 잘 모르겠다.

     

    Q. 이번 앨범 <무너지기>를 만드는 데 1년 반이 걸렸다. 앨범을 만들 때 애착이 가는 곡이 있는가?


    공: 딱히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Q. 장르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공중도둑의 음악을 포크와 일렉트로닉을 합친 포크트로니카다라고 하기도 하고, 재작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공중도덕을 심사할 때에는 모던락으로 분류를 하기도 했다. 본인의 음악이 다양한 장르로 구분이 되는데 본인은 어떤 장르라고 생각하는가?


    공: 장르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한다. 통기타와 전자음악, 포크트로니카가 가장 가까운 것 같다. 이런 스타일로 음악하는 사람들은 꽤 많은 것 같다.


    Q. 예를 들어줄 수 있나?


    공: 물론 내가 그만큼 잘 안다는 것은 절대 아닌데, 예를 들자면 일본에 슈고 토쿠마로(Shugo Tokumaru)가 있다.  카세트 테이프로 녹음한 기타 노래인데 되게 좋다. 가장 최근에 나온 앨범이 좋다. 포크트로니카 장르다.



    - 슈고 토쿠마루 'Katachi' 라이브

     

    Q. 공중도둑은 어떤 음악을 지향하는지 궁금하다.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공: 일단은 코드 진행이 좋아야 한다. 걱정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요즘 코드 진행만 비슷해도 카피했다고 많이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약간 두려운 게 있다. 그래서 일부러 코드 진행을 조금이라도 항상 다르게 해보려고 하는 게 있다. 따라서 곡을 만들 때는 멜로디나 다른 것보다는 코드 진행을 중점으로 시작한다.


    Q. 본인의 이름이 다양하게 바뀌어 감에 따라 각 이름 별 지향하는 음악이 다른 것이 있나?


    공: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다른 이름들이 다른 음악적 지향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Q. 곡 작업 할 때 밖에 있는 풍경과 같은 외적인 것에 영감을 받는 편인가, 아니면 내부적인 생각에 의해 곡을 만드는가 궁금하다. 예를 들어서 책을 읽다가 스토리에 의해 영향을 받아 작곡하는 아티스트들도 많다. 혹은 자신이 내부적으로 쌓아왔던 생각과 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아티스트들도 많고.


    공: 그냥 산책하면서 만든 영향이 크다. 근데 그건 잘 알 수가 없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내부적인 데에서 창작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 것 같다.

     

    Q. 이번 앨범의 마스터링을 카세트 테이프로 했다고 들었다. 카세트 테이프로 마스터링을 하면 여러 위험들이 있을 텐데, 테이프로 마스터링을 하는 계기와 이유가 궁금하다.


    공: 리스크가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잘려 나가는 소리가 엄청 많다. 그런데 잘려 나간 소리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 리차드 스위프트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분이 카세트로 작업을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분의 노래 소리가 좋은 건가 싶어서 따라서 카세트 테이프 레코딩을 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뭔가 확실히 컴퓨터로 만든 것을 믹싱하는 과정에서 잘 버무려주는 그런 것이 있다. 팔에다 털을 붙여준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다.


    Q. 녹음은 그럼 디지털로 녹음을 하고 마스터링 할 때만 소스를 카세트 테이프에 보내서 뽑는 건가?


    공: 아니다. 아날로그 믹서를 사서 그것을 통해서 주로 테이프로 바로 녹음했다가 바로 다시 컴퓨터로 보낸다. 즉 아날로그로 갔다가 디지털로 갔다가 다시 아날로그로 보내는 과정이다. 어떤 소스들은 컴퓨터로만 만든 것도 있고, 다시 바뀌기도 한다. 아니면 정말로 테이프만 세네 번 거친 소스들도 있다.


    그렇다면 과정 자체가 귀찮을 수도 있는데 그런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단지 좋은 음악과 소리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나?


    공: 좋은 소리인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좋아하는 소리다. 되게 귀찮긴 귀찮고 오래 걸린다.

     

    Q. 이번 앨범에서는 신디사이저도 그렇고 통기타 소리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데 소리의 질감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작업 과정을 보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드는데 이런 과정은 좋아하는 소리의 질감을 찾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나?


    공: 그렇다. 레코딩 작업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작업하는데 오디오 인터페이스도 쓰고 컴퓨터를 써서 녹음을 하니까 항상 들어가는 것은 결국 디지털이다. 그래서 ADD라고 하나? 그런 것도 그냥 쓴다. 100퍼센트 아날로그는 힘들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이에서 소리의 질감을 찾아내고 듣기 좋은 것을 찾는 귀찮고 힘든 과정이다.

     

    Q. 마스터링을 할 때 해외 팝 같은 경우에는 듣는 사람들을 고려해 애플의 에어팟이나 그런 대중적인 이어폰으로 최종 마스터링을 하는게 트렌드 중 하나라고 한다. 본인도 그런 부분을 고려하는가?


    공: 아니다. 그냥 내가 듣기 좋은 소리로 한다. 그런데 말한 것처럼 리스너들의 귀에 맞춰서 그런 것을 신경쓰는 것이 참 신기하다. 사실 에어팟뿐만 아니라 노트북 스피커로도 들릴 수 있도록 저음을 키운 그런 마스터링도 주위에서 한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내가 섬세하게 리스너들에게 맞출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좋다고 하는 것만 한다.

     

    Q. 곡들이 진행하면서 소리가 커졌다가 작아졌다고 하고 템포도 빨라졌다 느려졌다고 하는데, 이런 개성 자체가 공중도둑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효과를 주는 본인의 목적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이런 효과들을 곡을 만들기 이전에 계획을 하고 추가하는 건지, 아님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첨가하는건지도 궁금하다. 


    공: 즉흥적인 것에 더 가깝다. 물론 전자를 아예 안 하지는 않지만, 후자의 경우가 많다. 머리속에서 그려진 그림대로 만드는 것 보다는, 그려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편이다. 물론 곡을 만들기 이전에 이런 효과를 넣어봐야겠다 라고 뼈대를 계획하고 삼는 것은 있지만 거기다가 여러가지 즉흥적인 시도를 첨가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외부에서의 아이디어도 활용하는 편이다. 

     

    Q. 곡 길이가 대체적으로 긴 편인데, 의도적인 것인가? 아니면 자연스럽게 길어진 것인가?


    공: 의도적인 것도 있지만 이번엔 대체적으로 꽤 자연스럽게 길어졌다. 요즘 집중력이 점점 더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작업할 때도 하루 종일 할 수 있었는데 10시간 8시간 되면 힘이 떨어진다. 약간 그걸 싸워가는 식으로 곡을 길게 하면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이번 앨범 작업할 때 유난히 많았다. 인트로 섹션이 아웃트로랑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퍼즐이나 레고같이 해보려고 하는 데 아직 실력이 부족해서 연결시키려는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곡에 약간 오고 가는 느낌이 필요해서 트랙의 길이가 길어진 것도 있다. 이전의 질문에서 말한 것과 같이 길어도 한 번 해보자라는 오기도 있었고, 예전부터 긴 곡을 항상 만들려고 했다. 1집 때도 한 번 작정하고 길게 만들어보고자해서 만든 것도 있고 이번에도 유사한 트랙이 있다.


    Q. 그럼 BPM을 처음부터 세팅하고 작업을 하는가? 아니면 곡을 만들다가 세팅하는 편인가?


    공: 멜로디나 진행 자체가 우선이고 거기서 BPM을 찾는 것 같다.

     

    Q. 앨범적인 컨셉을 잡고 트랙을 채우는가? 아니면 트랙들을 하나씩 모으던 중 트랙의 공통적인 컨셉을 잡아 앨범으로 완성하는가?


    공: 앨범이 완성되려면, 제작 시작 이전에 뭔가 다 이어지는 게 있고 한 패키지로 묶일 수 있는 컨셉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도 앨범을 만들어가면서 작업도 되게 오래 해야지 곡이 좋아지는 편이다. 음악 만드는 게 정말 싫을 때 재미로 만드는 곡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완전 다른 스타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앨범을 가장 높이 생각한다. 정규앨범은 노력의 결정체 같은 느낌이다.

     

    Q. 곡을 만들 때 코드 진행 외에 다른 주안을 두는 점으로 또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다.


    공: 이번 앨범은 가사를 가장 신경 썼다. 원래 스스로가 가사를 잘 못쓰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가사를 쓰는 것을 되게 싫어한다. 가사적인 면을 기피하다 보니, 1집 [공중도둑]을 발매할 때 가사를 등록하지 않았다. 1집을 내고 난 뒤, 트위터를 포함해 인터넷 반응을 찾아봤는데, 공통적으로 사람들이 하는 말이 가사집이 없다는 것이더라. 내가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들을 때 가사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하겠지 했는데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엔 가사도 다 등록을 했고 이전보다 신경을 많이 써서 작사를 하게 됐다. 사람들이 읽을 것이 분명하니깐. 그래서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가사에 집중하면 뭔가 얻는 게 있지 않을까 하고 열심히 썼다.


    Q. 그렇다면 이번 앨범이 나올 때 Summer Soul과 함께 작업을 한 것도 가사적인 부분에서 보다 완성도를 높이기에 교류를 한 것인가?


    공: 그건 아니다. 이번 앨범에 노래 부르는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만드는 중간에 안 하겠다라고 했다. 내가 좀 까다로워서 그랬다. 그래서 어떡하지 하면서 생각하다 1년 전 Summer Soul님이 노래 좋아요도 눌러주시고 사클 메시지도 보내고 하셨던 기억이 났다. 목소리도 되게 좋으시고 피쳐링도 많이 하셔서 도움이 되겠다 생각해서 컨택을 하게 되었고 같이 하게 됐다.


    Q. 어떤 리스너들은 공중도둑이 본인의 가사를 메시지가 아닌 어감을 더 중요시한 것 같이 사용해 가사를 하나의 악기처럼 사용한 것 같다 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 그건 맞다. 메시지를 막 전달하는 그런 건 아니다. 동의한다. 가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다른 뭐 전달하고 싶은 그런 메시지는 딱히 없었다.

     

    Q. 본인의 가사가 해외 리스너들에게 번역이 돼서 읽혀질 텐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심정인가?


    공: (웃음) 소름이 끼친다. 앞으로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웃음).

     

    앨범 <무너지기>에 참여한 썸머 소울 © 썸머 소울 페이스북

     

    Q. 썸머 소울(Summer Soul)이 보컬로 참여했는데, 주축이 될 만큼 많이 분량을 차지했다. 여성보컬을 차용한 이유가 궁금하다.


    공: 항상 남성과 여성이 같이 혼성으로 부르는 것이 너무 좋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예로 들자면 ‘The Long Lost’라고 부부가 같이 사랑의 노래를 부른 것이 있는데 너무 좋다. 앨범 전체가 남성과 여성 혼자 있으면 뭔가 단조롭고, 다른 성별이 더해주면 컬러가 더해지는 것 같다.


    Q. 그렇다면 썸머 소울과 연락하기 전부터 여성 보컬과 앨범을 만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인가?


    공: 그렇다. 항상 그랬다. 1집에도 대학 때 알던 누나한테도 부탁했었고, 코스모스 슈퍼스타라는 여성보컬분께도 인터넷을 통해 부탁했었다.


    Q, 그렇다면 여성보컬과의 콜라보는 이번 앨범의 컨셉이 아니라 앞으로도 할 음악의 주안점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것인가?


    공: 그건 모르겠다. 최근에 친구가 ‘너 왜 여자랑만 작업해’ 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정말 그랬다. 예전에 남자랑 같이 한 건 드럼, 베이스 이런 악기적인 요소밖에 없어서 보컬도 같이 해도 좋을 것 같다.

     

    Q. 이번 앨범에서는 아트워크도 눈에 띈다. 아트워크를 통해 나타내고자 한 바가 궁금하다.


    공: 내가 사랑하는 사촌동생이 아트워크를 다 해줬다. 신혜정이라는 홍대 다니고 있는 동생이다. 디자인을 전공했고 아주 사랑스러운 사촌동생이다. 가족모임이 있을 때마다 나한테 아트워크 후보들을 보여줬고, 이에 대해서 내가 폰트라던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몇번의 과정을 통해 맞춰가면서 완성됐다.


    Q. 청각적인 것 외에도 시각적인 것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


    공: 뮤직비디오도 음악은 그냥 음악대로 자연스럽게 하고싶은데, 당연히 앨범을 내야 되니까 비쥬얼적인 요소가 중요하다고는 생각한다. 그런데 음악만 낼 수 있다면 음악만 내고 싶다.

     

    Q. 타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을 기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라고 소개한 바가 있다. 통기타가 본인의 음악에 있어서 메인이라고 생각하는가?


    공: 메인이라고 생각한다. 곡들 중에서 몇몇 곡들을 제외하고 피아노를 썼긴 썼는데, 주로 기타를 사용했다. 애당초에 내가 칠 수 있는 게 기타밖에 없다. 잘 치는 편도 아니지만.

     

    Q.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음악 작업 뿐인가?


    공: 개인적인 건 최대한 비밀로 유지하고 싶다.

     

    Q. 음악을 주로 어디서 많이 듣는 편인가?


    공: 집에서 모니터 시스템으로 듣고 헤드폰으로도 많이 듣는다. 이어폰으로 자주 듣는 편은 아니다.

     

    Q. 최근에 음악을 들을 때 중시하는 것이 있는가?


    공: 가사이다. 가사를 되게 많이 듣는다. 그동안 가사 중심으로 듣는 경험이 너무나도 없었기 때문에.

     

    Q. 앞으로의 앨범 발매 계획이나 음악적 활동 계획이 있다면 설명 부탁한다.


    공: 밴드랑은 계속 뭔가를 시도할 것이다. 1년이 걸릴지 얼마가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뭔가 좋은 게 나와야 할 것 같다. 음악적인 계획은 혼자서 만드는 것은 앞으로는 어렵고 작곡가나 프로듀서로 뭔가 많이 해볼 생각이다.


    Q. 이전까지 타인을 위한 작곡을 해본 적이 있는지?


    공: 그것도 비밀로 남겨두고 싶다. (웃음)

     

    Q. 인터뷰를 볼 독자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공: 음악을 들어줘서 감사하다. 그리고 인터뷰 읽어 주셔서 감사하다.


    - 공중도둑 '곡선과 투과광' 오디오


    인터뷰 : 유하람, Xxiyeon, SONG FOR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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