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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이 지나도 여전한 걸음 - 램넌츠 오브 더 폴른(Remnants Of The Fallen) 인터뷰
    아티클/인터뷰 2019. 3. 6. 08:00

    © 램넌츠 오브 더 폴른 페이스북


    어느 분야에서 일해도 10년이면 베테랑 소리를 듣는다. 비록 합당한 보상이 따르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쯤되면 당당한 족적 하나 정도는 남기게 된다. 2009년 뭉쳐 이듬해 데뷔한 렘넌츠 오브 더 폴른(Remnants Of The Fallen, 이하 ROTF)도 그랬다. 한국 메탈코어의 한 축으로 활약했으며,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첫 정규 작품을 수작으로 뽑아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곧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그들은 처음 시작했을 때를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리더 이승진은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한다.


    Q. 반갑다. 먼저 간단한 밴드와 자기 소개 부탁한다.


    이승진(이하 이) : ROTF는 2009년도에 결성한 밴드고 장르는 멜로딕 데스메탈에 가까운 음악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메탈코어 요소도 있고. 나는 밴드에서 베이스와 리더를 맡고 있는 이승진이라고 한다. 


    정종호(이하 정) : 기타 치는 정종호라고 한다.


    Q. 먼저 앨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규 1집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 2016년에서야 첫 정규작 <Shadow Walk>가 나온 이유가 있는가.


    이 : 지금까지 자의든 타의든 EP, 데모, 스플릿 앨범만 4장 연달아 발매하면서 곡이 많이 소모됐다. 원해서 낸 작품도 있지만, 당시 소속 레이블에서 하자고 한 것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작곡에 집중해도 낼 노래가 없어서 정규가 늦어졌다.



    Q. 그러면 원래 첫 정규에 실으려고 했던 곡들이 미리미리 나갔다는 말인가? 앞선 작업들을 통해서?


    이 : 그렇다. 많이 나갔다. (웃음)


    Q.  1집에 보면 ‘God Idolatry’ 같은 리마스터 트랙이 3개나 있는데 그런 게 미리 나갔던 곡들인가?


    이 : 그렇다. 원래부터 정규에 싣자고 만든 곡이다. 


    Q. 이 밖에도 애초에 정규 수록곡으로 만들었는데 미리 공개돼서 빼 버린 곡도 있나?


    이 : 그렇다. 제목은 까먹었는데 EP랑 스플릿 수롤곡 중에 종종 있다.


    Q. 그렇게 빼냈으면 계획이 많이 틀어졌을 것 같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언제 정규를 낼 생각이었는가?


    이 : 원래대로라면 2013~4년 쯤에 낼 계획이었다.



    Q. 그러면 지금 나온 정규 1집의 형태로 작업을 시작한 시기는 언제인가?


    이 : 2015년 가을 쯤이다. 자리잡고 제작하니 1년 정도 걸렸다.

     

    Q. 내용물을 살펴본다면 역시 ROTF 특유의 비장미가 두드러진 앨범이었다. 작업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이나 특별히 신경 쓴 점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은데. 이번엔 정종호씨가 답해줄 수 있나.


    이 : 아 종호는 당시 작업할 때 없었다(웃음). 아마 답변을 다 내가 할 것 같다. 앨범에 특별히 중점을 둔 것은 없었다. 해외 앨범들의 반은 못 해도 밭 끝이라도 좀 따라가보자는 마음이 강했지. 믹싱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


    Q. 그렇다면 해외 엔지니어와 작업하는 등의 과정이 있었나?


    이 : 그건 예산이 없어서 못했다(웃음). 대신 해외에서 믹싱을 배워온 기타리스트 최준용 씨라고 계시는데 그분과 열심히 했다.


    Q. 메탈 밴드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피쳐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전체 9곡 중 무려 4곡에 다른 밴드의 보컬이 참여했다. 이렇게 피쳐링을 다수 기용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 : 인맥자랑하려고 했다(전원 웃음).



    Q. 원래 반유머로 질문하려고 했던 게, ROTF가 그만큼 인맥이 넓은 건가 하고 물어보려했다. 그러다고 보면 되나?


    이 : (웃음) 깊숙하게 친하진 않는데 고루고루 친한 것 같다. 


    Q. 협업 과정에서 특별히 만족스러운 피쳐링을 하나 꼽자면?


    이 : 노이지(Noeazy). 우리 보컬보다 더 잘해버려서(웃음).


    Q. 앨범이 발매된지도 이제 3년이 되어간다. 지금 되돌아봤을 때 본작에 대한 자체적인 감상은 어떤가. 만족스러운가.


    이 : 한…70%? 생각해보면 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녹음, 믹싱, 마스터링, 샘플 선택 등등. 다시 수정해서 이번 2집 때는 더 잘해보려고 한다.


    Q. 아직 1집 이후로 곡 관련 소식은 없었다. 2집에 대해 스포일러가 가능한가?


    정 : 1집에 비해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드럼이 엄청 빡세지고 템포도 더 빨라졌다. 곡 구성도 복잡해질 것이다.


    Q. 다시 앨범 얘기로 돌아오자면, 70%는 만족스럽다 했다. 특별히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이 : 리프는 대개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Q. 정규 발매 후 공연 섭외 등에 있어서 달라진 부분이 있나.


    이 : 똑같다(전원 웃음).


    Q. 그래도 앨범에 대한 평은 전체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이전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디아블로(Diablo)도 램넌츠 1집을 정말 좋은 앨범이라고 평했다. 그밖에도 유튜브 등 각지에서의 반응도 좋았는데 호평을 실감하는 편인가.


    이 : 심리적으로는 되는데, 금전적으로는 되는 게 없다 (웃음). 아무리 돈이 목적이 아니라고 해도 사람이면 어쨌든 물질로 움직이는 게 분명히 있으니까. 2집을 통해서는 자급자족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게 안 돼서 말이지.


    Q. 장르적인 이야기로 좀 들어가자면, 앞서 밴드 성향을 멜로딕 데스메탈이라고 이야기한 게 좀 의외였다. 사실 렘넌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메탈코어 아닌가. 제작을 할 때 데스메탈적 성향을 신경 많이 쓰는 편인가?


    이 : 어려운 질문이다. 메탈코어라는 장르가 밴드마다 메탈에 치우치기도 코어에 치우치기도 한다. 요즘엔 확실히 포스트 하드코어 느낌이 강한 밴드가 대세고. 근데 노래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메탈 성향이 짙은 밴드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우리도 그쪽을 추구하려는 편이다.


    Q. 한편 애즈 아이 레이 다잉(As I Lay Dying, 이하 AILD)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여전히 따라다닌다. AILD와의 음악적 유사성에 대해 스스로도 의식하는 편인가.


    이 : 조사 많이 하셨네…(전원 웃음).



    Q. 이 정도는 기본이다. (전원 웃음)


    이 : (웃음) 너가 해. 어렵다.


    정 : (웃음) 형이나 저나 멤버들이 다 좋아하고 예전부터 많이 듣던 밴드라 알게 모르게 노래에 영향이 들어가는 것 같다.


    이 : 2집에서는 벗어 날 거다.


    Q. 사실 그 대답을 듣기 위한 포석이었다(전원 웃음).


    이 : 나중에 들어보면 알게 될 거다. 우리가 너무 많이 변해서 듣는 입장에서 봐도 벗어났다 볼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Q. 그래서 2집에 대해서 좀 아까 빡세졌다라고 말했는데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가? 예시를 들 수 있는 비슷한 앨범이라든지 그런게 있나? 작법의 변화라던가.


    이 : 아까 말한대로 템포가 많이 올라 갔다. 드럼이 아예 데스메탈 쪽으로 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리프는 어쨌든 메탈코어 멜로딕 데스메탈 그 안에 있긴 한데, 리릭 같은 게 훨씬 복잡해졌다. 예전 같으면 벌스 다음 코러스 부르는 전형적인 구성으로 갔을텐데 이번엔 안 그런 곡이 많다. 후반부에서 아예 4연음으로 가다가 3연음으로 가는 곡들도 있고, 그냥 코러스 없이 가는 곡들도 있다. 뭐든 일단 많이 바뀌었다.



    Q : 그럼 2집에 대해 많이 준비가 된 것 같다. 싱글로 발매할 계획은?


    이 : 3월쯤부터 녹음에 들어갈 예정이고 하면서 결정하려고 한다. 한 곡 정도는 미리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 정규 2집을 내면서 연속적으로 공개를 할 수도 있다. 


    Q. 그렇다면 2집이 대략 어느정도쯤 나오는 건가?


    정 : 올해 안으로…(웃음).


    이 : 올해 나올 것 같다.


     

    Q. 그래도 1집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린 것에 비해 상당히 작업기간이 단축이 된 것 같다. 레이블 변경 같은 것이 영향이 있었나?


    이 : 아니다. 레이블 변경은 전혀 영향이 없었…아 잠깐만. 생각해보니까 1년 넘게 걸릴 수도 있겠는데?(전원 웃음) 언제 나올지 장담을 못하겠다.


    정 : 내년까지는 내지 않을까…?


    이 : 이건 대답 거부하겠다(웃음). 모르겠다.


    Q. 사실 ROTF가 커리어가 짧은 팀은 아니다. 2010년 발매한 <This World Fades>부터만 해도 벌써 10년차 밴드다.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밴드생활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진 부분이 있는가.


    이 : 사실 그때는 학생이나 백수였던 멤버가 많았다. 지금은 다 일이 있다. 나도 직장인이다보니 제약이 많이 생겼다. 그래도 금전적으로는 나아졌으니 양날의 칼이랄까. 어쨌든 금수저가 아닌 이상 한국에서 음악 활동 하려면 투잡은 어쩔 수 없는 일이잖나. 아예 대중적인 음악을 하지 않는 이상 이 모순적인 면을 항상 같이 가져가야 할 듯하다. 근데 마음가짐이 바뀌진 않았다. 그때 그때 상황 맞춰 갈 뿐이지.


    Q. ROTF의 10년을 돌아보면 소감이 어떤가.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돌아볼 때 해냈다는 생각이 있나.


    이 : 어려운 것만 물어본다(웃음).


    Q. 1집으로 성과를 냈고 또 커리어가 짧은 팀이 아니니까. 마침 10주년을 앞두고 있다니 미리 멘트를 따고 싶다. 내년에 10주년 되자마자 다시 찾아가서 물어볼 수도 있다(웃음).


    이 : 성과라…. 솔직히 말해서 그냥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



    Q. 마지막으로 이번 인터뷰를 읽을 독자와 청자에게 한 마디 해달라.


    정 : 이제 2집 앨범 녹음 들어가니까 좀만 더 기다려달라. 1집보다 더 강력해진 2집으로 돌아오겠다.



    - 램넌츠 오브 더 폴른 'God Idolatry' 뮤직비디오


    인터뷰 : 유하람

    장소 제공 : 메이커스 유니온 스퀘어

    사진 제공 : End These Days

    사진 촬영 : Song For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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