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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르를 넘어선 음악을 향해 - 더 잭스(The Jaxx) 인터뷰
    아티클/인터뷰 2019. 1. 5. 17:12


    밴드가 설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해외는 물론, 원래 작았던 한국 시장도 점점 위축되고 있다. 어지간해서는 밴드가 단독콘서트는 고사하고 음악 커리어를 이어나갈 정규 한 장 발매하기조차 여의치 않다. 그런 와중에 단 세 곡이 담긴 미니앨범 한 장으로 단독콘서트를 열고, 열정적으로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밴드가 있다. 록/메탈이라는 큰 범주에서만 벗어나지 않을 뿐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4인조 밴드, 더 잭스(The Jaxx)를 하야로비가 만나봤다.


    반갑다. 더 잭스를 처음 알게 될 독자를 위해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김 : 보컬 김무성이다. 맥스라는 이름도 쓰고 있다.


    권 : 베이스 권민조다.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좋아하는 예술가로 어벤지드 세븐폴드, 판테라부터 툴까지 다양하게 적어놨더라. 실제 음악도 뭔가 한 장르로 정의하기 어렵던데, 스스로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김 : 우리는 처음 모일 때부터 정체성을 하나로 가둬놓고 싶지가 않았다. 애초에 멤버 넷이 너무 다른 락을 좋아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 모든 색깔을 섞어 우리 것을 만들면 멋있겠다고 생각했다. 굳이 정의하자면 어벤지드 세븐폴드부터 툴까지 모두 섞인 밴드가 잭스 아닐까 싶다.



     

    얼마나 서로 좋아하는 장르가 다른지도 궁금하다. 각자 가장 선호하는 음악이 어떻게 되나.


    권 : 난 프로그레시브를 자주 듣는다. 드림 시어터 같은. 툴의 기타와 보컬도 좋아한다.


    김 : 웬만큼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 굳이 꼽자면 80년대 올드스쿨 헤비메탈을 가장 좋아한다. 주다스 프리스트, 아이언 메이든, 디오 모두. 아쉽게도 이번 내한 공연은 다음날 공연이라 못가지만.


    권 : 아 우리 공연 있어?(전원웃음)


    김 : 그래도 2012년 첫 번째 내한 공연은 갔었다.

     

    장르색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건 긴장감 넘치면서도 시원시원한 특유의 정서였다. 밴드가 의도하고 그리는 분위기가 무엇인지 궁금한데.


    김 : 다른 멤버들은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음악의 드라마틱함을 추구한다. 긴장감의 낙차가 큰 영화처럼 항상 극적이고 스케일 큰 연출을 위해 노력한다. 심장이 두근대는 감각이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서.


    권 : 나는 두 자아가 충돌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도 있고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도 있는데, 밴드를 통해 그 사이에서 맞춰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




    언급한 ‘긴장감 있는 연출’은 ‘Mayday’라는 곡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억양처리 등에서 비슷한 분위기를 자주 선보인  어벤지드 세븐폴드의 엠 셰도우(M. Shadow)의 영향이 크게 느껴졌는데, 보컬 입장에서 이 곡에 대해 설명해달라.


    김 : 일단 ‘Mayday’는 보컬이 부르기가 가장 어려운 노래다. 음역대부터 굉장히 높다. 이유는 간단하다. 메인 테마를 짜면서 내가 만들어놓고도 특이하다 싶은 걸 하고 싶었다. 그냥 듣기 편한 게 아니라 한 벌스 안에서도 계속 뭔가 바뀌는,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곡을 만들겠다고 작정했었다. 날카로우면서도 웅장한 소리를 내려고 신경 썼고, 굳이 음도 높이고 전개를 꼬면서 만들었다. 방법에 있어서는 말한 대로 엠 셰도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감히 그 분 목소리를 따라하지는 못하겠고, 비슷하게라도 해보려고 노력했다.

     

    또, 곡마다 보컬 스타일이 거의 아예 달라 놀랐다. 그래도 공통분모가 꽤 있던 세션에 비해 보컬은 정말 변화무쌍하던데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무엇인가.


    김 : 난 곡이 보컬에 맞추기보다 보컬이 곡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한 가지 소리만 좋아하지 않는다. 내보고 싶은 소리도 많고, 곡마다 살릴 수 있는 발성이 다 있다고 생각해서 더 많은 스타일을 시도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중구난방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난 곡을 살리려고 애쓴 거였다.



     

    세션은 보컬에게 미리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가이드를 제시하는 편인가, 아니면 보컬이 짜오는 걸 수정해나가는 편인가.


    권 : 개인 파트는 개인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편이다. 정말 못해오면 바꿔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웬만해서는 서로의 영역에 손대지 않는다. 


    김 : 멤버들이 각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서로 잘 간섭하지 않는다.


    권 : 그래서 정제되지 않은, 신선한 조합이 나오고 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것 같다.



     

    작업 방식 자체가 개인 작업물을 하나씩 가져와서 맞춰보는 식인가.


    김 : 일단 아무나 8마디든 16마디든 들고 오면 네 명이 거기 달라붙어 전개 하나하나를 논의하고 결정한다. 다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아까 보컬 퍼포먼스에 있어서 정말 다양한 소리를 내고 싶다고 했다. 그 많은 가짓수를 하나하나 다 맞춰보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김 : 그래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나이로 밀면 된다. (전원 웃음) 아 이것도 적는 건가? (전원웃음)



     

    그래도 굳이, 굳이 애로사항이 있다면?


    김 : 세션이 원하는 소리를 내가 못 내는 게 갑갑할 때가 있다. 일단 미안하지. 그래도 멤버들도 그걸 알아서 굳이 얘기는 잘 안 한다. 너무 이상할 때만 ‘노래 똑바로 불러라’, ‘멜로디 조금만 바꾸자’는 식으로 지적하는 편이다.

     

    그래도 안 되는 건 넘어가고 하는 모습을 보면 멤버들 사이가 좋은 것 같다.


    김 : 겉보기엔 그렇다. (전원웃음)

     

    어…이대로 인터뷰가 나가도 되는지 모르겠다(전원웃음)


    김 : 사이 좋은 편이다. (웃음) 화기애애하다. 아직까지 싸워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베이스가 하고 싶은 말이 되게 많아보이는데.


    권 : 아, 아니다. (웃음) 아니 너무 착한 척 해가지고....(웃음)



     

    2017년 6월 24일에는 단독공연을 진행했다. 한국에서 록/메탈 밴드가 EP 한 장 내고 곧바로 단독공연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진행해본 소감이 어떤가.


    김 : 사실 우리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세 곡 내놓고 공연을 하나 싶었지. 그런데 생각보다 굉장히 많은 관객이 찾아왔다. 큰 욕심이었던 것 같은데 그 욕심을 내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단독공연 이후로 우리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이 유입됐다. 정말 알지도 못하는 분이 와서 노래 잘 들었다고 해주시더라. 공연 진행은 미숙했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후회는 없다.


    권 : 공연이 계획단계부터 사실 그렇게 체계적이진 않았다. 돈을 빌려서하다보니 금전적인 부분도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진짜로 생각보다 많이 찾아주시더라. 또 관객도 관객이었지만 공연을 준비하면서 얻은 게 되게 많았다. 직접 진행하다보니 기획하는 마인드를 배우게 됐달까.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움직이게 된 것 같다.



     

    이제 첫 앨범을 보여준 밴드치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특히 아직 나오지 않은 첫 정규에서 장르적으로 어떤 음악을 보여줄 계획인가.


    김 : 정규는 2019년 발매되는데, 록/메탈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서는 진행하되 더욱 더 많은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대중 모두가 따라부를 수 있게도 만들 수도, 툴처럼 난해함의 끝을 달릴 수도 있다. 다만 ‘저 팀은 엘리스 인 체인스 같다’, ‘어벤지드 세븐폴드 같다’가 아니라 ‘아 이게 잭스구나’ 라는 느낌을 주고 싶다. 스포일러를 하자면 일단 상반기에는 나온다. 제목은 아직 미정이지만 곡 분위기 자체는 미니앨범 때와는 많이 다를 예정이다. 다시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많은 분들이 미니앨범 수록곡들도 실리냐고 물어보시는데 그건 아니다. 이미 발매한 노래들은 완전히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 앨범을 꾸리고 있다.



     

    라이브에서 계속 불러왔던 노래인데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드나.


    김 : 별…로 안 아까운데…. (전원웃음) 굳이? 100만장 팔린 앨범도 아닌데. (전원웃음)

     

    그래도 첫 단독콘서트를 열 수 있었던 원동력 아닌가.


    김 : 그랬지. 그래서 라이브에서 안 부르진 않을 거다. 또 앨범에 안 넣는다고 음원사이트에 올라간 노래를 삭제하는 것도 아니니까.


    권 : 그 노래가 듣고 싶으면 찾아 듣겠지.



     

    여담으로 단독콘서트에서 미니앨범의 세 곡만 부르진 않았을텐데, 당시에 어떤 노래를 불렀나.


    김 : 미공개 작품이 상다수였고 커버곡도 많았다.


    권 : 20곡 정도를 했는데, 아마 그 중 정규에 들어가는 건 없을 듯하다.

     

    그럼 아예 묻혀버리는 곡도 있다는 말인데.


    김 : 맞다. 아 이건 녹음은 못하겠다 하는 곡이 대다수였다.

     

    커버곡은 주로 어떤 노래로 불렀나.


    김 : 가장 호응 좋은 커버곡은 ‘라젠카(Lazenca)’였다. ‘얼터브릿지(Alter Bridge)’도 자주 불렀고… 툴 노래도 했다. 그냥 진짜 많이 했다. 빅뱅도 했다. (전원웃음)



     

    툴 얘기를 자주 하는데 뉴메탈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가.


    김 : 정말 많다. 내가 80년대 올드스쿨을 듣고 자라다보니 그루브를 못 타는데, 뉴메탈을 들으면서 리듬을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지금도 많이 참조하고 있고.

     

    사실 록 밴드에서 리듬을 찾는 경우가 굉장히 드물다. 뉴메탈도 힙합이 뜨면서 생긴 크로스오버다보니 골수 메탈헤드들은 아예 싫어하는 사람이 많았고.


    김 : 우리는 상관 없다. 우리 멤버 성향이 다 다른데 내가 스트레이트를 좋아할 뿐 세션들은 원래 그루브를 좋아했다. 많이 원하기도 했고. 그리고 내가 워낙 멤버들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리더다 보니, 나 역시도 그루브에 신경쓰게 되지 않았나 싶다.

     

    동의하나.


    권 : …. (전원웃음)



     

    밴드 분위기를 대충 알 것 같다. (웃음) 끝으로 독자와 팬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김 : 지금까지 잭스였고, 헤비메탈이나 락을 마냥 시끄러운 게 아니라 강한 표현방식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앞으로 우리 음악에, 또 곧 나올 정규에 같이 공감하고 현장에서 뵀으면 좋겠다.


    권 : 나도 비슷한 얘긴데, 공연장을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 공연할 때 와주시는 게 정말 큰 힘이 된다. 너무 시끄럽다, 무섭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걸음 다가서면 이 사람들도 꽤 정상적이라는 걸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더 잭스 'Mayday' Live in No Mercy Fest


    인터뷰 : 유하람
    촬영 : 이주영
    협조 : 노머시 페스트(No Mercy F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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