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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상식을 넘어선 시상식, 진정한 그래미를 찾아서
    아티클/칼럼 2019. 3. 3. 05:45

    Written By Xxiyeon 


    © 게티 이미지


    2018년도 그래미 시상식을 기억하는가? 비욘세와 켄드릭 라마를 포함한 유색인종 아티스트들에 대한 차별 논란이 극에 달해 2018년 그래미는 소위 ‘화이트 그래미’라고 불리며 그래미 시상식 역대 최하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켄드릭 라마를 포함한 많은 흑인 아티스트들은 그래미 시상식 공연과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 보이콧을 행했으며, 그래미에 대한 반발심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이런 대중들과 아티스트들의 반발심에 반성과 개선의 여지를 비추려던 것인지, 2019년도 그래미는 힙합과 알앤비 등의 흑인 음악을 대거 노미네이트 시키며 대중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시상 결과로, 그래미의 가장 중요한 4개의 본상 ‘Record of the year (올해의 레코드상)’, ‘Song of the Year(올해의 노래상)’, ‘Album of the Year (올해의 앨범상)’, ‘Best New Artist (최고의 신인상)’ 중 ‘올해의 레코드상’과 ‘올해의 노래상’ 부분에서 차일디시 감비노(Childish Gambino)의 디스이스아메리카(this is America)가 수상하며 그 동안 그래미에서 소외되었던 흑인 음악이 가장 영광스럽다고 볼 수 있는 트로피의 절반을 휩쓸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야 비로소 흑인 음악이 평단과 대중들에게 인정받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미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있는 시상식이 흑인 음악을 치켜세워주기 시작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점이 하나 등장한다. ‘과연 장르적 인정성과 음악의 완성도가 그래미의 시상여부로 인해서 판별되어야 하는가?’ 필자는 ‘그렇지 않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래미 시상은 확실히 아티스트들로 하여금 그것을 목표로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하지만 아티스트가 자신의 열정을 다해 완성한 음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었을 시 동시에 개인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하며 의욕을 상실시킨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을 예시로 들어보자. 스캇은 ‘로데오(Rodeo)’와 ‘버즈 인 더 트랩 싱 맥나이트(Birds in the Trap Sing McKnight)’로 팬들과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해당 앨범으로 2016년도 그래미 시상식에서 어떠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해당 결과는 스캇으로 하여금 크나큰 좌절감을 느끼게 했지만, 그가 다음 시상식을 노리며 ‘아스트로 월드(Astroworld)’라는 다음 앨범으로 재기의 칼을 갈게 했다.


    - 스캇의 커리어 하이를 갱신한 'SICKO MODE'


    하지만 문제는 ‘아스트로 월드(Astroworld)’가 대중적으로 큰 흥행을 거뒀으며 피치포크 평점 7.8이라는 평단에서도 준수한 평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과 대중들의 기대와 달리 2018년도 어떠한 부분에서도 수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의 재기의 칼마저 그가 바라던 결과를 이뤄내지 못하였고, 오히려 칼날은 본인의 아물지 않은 흉터 자국을 향했다.


    시상식 후 스캇이 그의 개인 SNS 계정에 남긴 그의 아쉬움을 통해 우리는 그래미라는 것이 한 아티스트에게 얼마나 큰 좌절감을 주는지에 대해서 미약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한 아티스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제0의, 혹은 제2의 스캇이 그래미라는 거대한 존재의 그림자 안에 존재해왔고 또한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는 사실은 수많은 장르와 음악적 완성이 좌절되었을 지에 대한 비석이다.


    필자는 스캇의 이번 앨범을 좋아했다. 또한, 앞으로도 스캇이 좋은 앨범을 내주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하지만 그래미가 절대적인 판별기준으로서 앞으로도 건재하다면 이 기도가 이루어질 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이것은 단순히 필자와 스캇 뿐만이 아닌 우리가 한명의 리스너로서, 그리고 한명의 팬으로서 우리가 애정하는 모든 아티스트와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래미의 수상여부로서 장르적 인정과 음악적 완성도가 판별되어선 안된다. 물론 2019년의 그래미는 과거보다 유연하게 변화했다.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답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평가라고 판단하고 아티스트의 음악을 사랑하는 유연한 리스너의 태도가 먼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아티스트 역시 자신의 음악을 사랑하고 들어주는 리스너와 팬들의 지지로 더 굳건하게 지탱하길 바란다.


    트래비스 스캇(가운데)와 함께한 드레이크(우) © 드레이크 인스타그램


    드레이크(Drake)는 자신의 그래미 수상소감으로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We play in an opinion-based sport, not a factual-based sport”


    “우리(아티스트)는 현재 사실의 중심이 아닌 누군가의 의견이 중심이 된 판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The point is, you’ve already won if you have people who are singing your songs word for word, if you’re a hero in your hometown. Look, if there’s people who have regular jobs who are coming out in the rain and snow, spending money to buy tickets to your shows, you don’t need this right here. You already won."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만약 당신의 가사들을 외우며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신의 고향에서 당신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워주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그래미를 수상한거나 마찬가지에요. 일반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당신이 하는 공연을 보기 위해 티켓을 구매한다면, 당신에게 이 자리는 필요 없어요. 이미 당신에겐 그래미상이 있는 겁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애정하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우리가 그들의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찾아 누구보다 그들에게 값진 트로피를 안겨주도록 하자. 또한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누군가에게 한명의 아티스트라면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의 트로피를 계속 닦아내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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