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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 Malone – Stoney
    리뷰/해외 2018. 12. 30. 20:20

    Written By 유하람 



    Post Malone – Stoney(2016)
    Texas, U.S./Alternative Hip-Hop, R&B

     

    힙합씬에서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은 ‘이단아’ 이미지가 강하다. 비단 하얀 피부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힙합이라는 흑인음악 세계에 지지층을 두고 있으면서도 백인 록 스타에 가까운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본인부터가 “힙합보다는 록‧팝‧컨트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2016 XXL 프레시맨 클래스> 선정을 고사할 만큼 ‘탈힙합’ 노선을 고집하고 있다. 힙합 팬덤은 그에 열광하면서도 이질감을 느끼며 어색하게 공생하고 있다.

     

    포스트 말론은 데뷔 앨범 [Stoney]에서도 이 같은 장르파괴 성향을 여실히 드러낸다. 프로덕션 뼈대는 클라우드와 트랩에 두고 있지만 그 위에 얹히는 여러 사운드는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Go Flex’은 컨트리 풍 팝처럼 들리며, ‘I Fall Apart’는 금속성이 느껴지는 보컬로 록 바이브를 낸다. 한편 이 앨범 최대 히트곡 ‘Congratulations’는 베이스음을 살리며 비교적 힙합에 가깝게 꾸몄다.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은 이 모든 시도를 한데 묶는 ‘포스트 말론 스타일’이라는 구심점이다. [Stoney]는 다양함이 난잡함으로 번지지 않도록 일정한 방향성을 갖춘다. 그리고 이는 포스트 말론이라는 보컬이 가진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져 있다. 본작에는 DJ 머스타드‧메트로부민‧프랭크 듀크스 등 유명 프로듀서가 대거 참여했는데, 이들은 우울한 감성을 센치하게 뱉는 포스트 말론에게 맞춤 비트를 제공한다.

     

    잘 깔린 판을 주도권을 가지고 끌고 나가는 건 역시 포스트 말론 본인이다. 적어도 곡 단위 작업물에서 그는 흡입력 있게 전개할 줄 안다. 락‧팝‧힙합‧컨트리 그 무엇이 됐든 자기 감성 안에만 있다면 울적한 목소리로 신나는 트랙을 만드는 재주가 어김없이 발동한다. 일개 유튜버였던 포스트 말론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White Iverson’은 이 같은 능력이 두드러진 대표곡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Stoney]는 곡주인의 존재감 외에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평범한 가사가 매끄러운 사운드에 대한 감상을 훼방 놓기 때문이다. 창의력 넘치게 여러 장르를 버무린 프로덕션과 달리, 어휘는 평범한 래퍼의 화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보석을 뜻하는 흔한 슬랭, Ice 때문에 춥다는 ‘Cold’쯤 가면 밋밋함을 넘어 진부함까지 느껴진다. 그나마 가사가 들리는 곡은 “이렇게 독할 줄 몰랐다(I never thought that it would hit this hard)”며 만취 상태를 그린 ‘Hit This Hard’, “너무 젊을 때 죽기 싫다(I don’t wanna die too young)”며 노력을 역설하고 에이셉 얌스(A$AP Yams)를 추모하는 ’Too Young’ 정도뿐이다.

     

    ‘히트곡 모음집’ 이상의 감흥을 주지 못하는 구성도 발목을 잡는다. [Stoney]는 곡 단위로 보면 꽤나 균일한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앨범 전반에 걸친 서사나 특별한 유기성을 느끼기는 어렵다. 모든 앨범이 기승전결을 갖출 필요는 없다고 해도 승승승승으로 이어지는 전개를 50분 동안 듣고 있기란 쉽지 않다. 참신하지도 않고 동어 반복에 가까운 가사는 이런 감상을 배로 만든다.

     

    분명 포스트 말론은 독보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다. 본인 역시 “나를 래퍼로 정의하지 않겠다”며 새로운 영역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단순한 개성을 넘어 명확한 음악세계를 구축하려면 매력적인 목소리와 흡입력 있는 곡만으로는 부족하다. ‘명작’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출 때, 비로소 스타일은 설득력을 얻고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음반시장 불황 시대에 앨범으로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했다는 점만으로도 포스트 말론은 충분히 매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데뷔 앨범을 빌보드에 상륙했다는 이정표 이상으로 만들지 못했다. [Stoney]는 분명 더 좋은 앨범이 될 수도 있었다.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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