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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mento Mori, 너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아티클/칼럼 2018. 12. 30. 20:24

    Written by Xxiyeon

     

     

     

    2018년 9월 7미국의 백인 래퍼이자 아리아나 그란데의 전 남자친구로 유명한 맥 밀러(Mac Miller)가 26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하였다그의 사인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지인들 사이에서 맥 밀러는 이미 죽기 꽤 오래 전부터 심각한 약물중독자임이 밝혀졌다맥 밀러의 죽음에 따라 해외 팝 가수들과 그의 팬들은 각종 오프라인 행사와 SNS를 통해 맥 밀러의 죽음을 기리는 추모의 물결을 이었다.

     

    특유의 동화적인 표현과 세련된 래핑으로 주목받던 천재래퍼맥 밀러의 죽음으로 인해 그가 죽기 한 달 전인 2018년 8월에 발매된 그의 마지막 앨범 ‘Swimming’은 차트를 역주행하며 마지막 불꽃을 피워냈다. 그 중 앨범의 수록곡인 ‘Self care’는 힘들었던 삶에서 이젠 스스로 여유를 찾고 싶다고 말하는 곡의 가사로 사람들의 재주목을 받았다하지만 사실 노래의 가사보다 더 주목 받았던 것이 있었는데이는 ‘Self care’의 뮤직비디오로 맥 밀러가 스스로의 죽음을 예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의 이 뮤직비디오는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뮤직비디오의 시작부분에서맥밀러는 땅속 깊숙이 묻힌 관 안에서 작은 손전등 하나 갖고 있는 상태로 누워있다이 상황은 2010년 개봉한 베리드(Buried)를 오마주 한 것으로베리드는 특유의 폐쇄공포적이고 우울한 분위기로 큰 화제가 되었던 영화다베리드의 기본적인 플롯에 맞추어 뮤직비디오는 ‘Self care’의 가사와 마찬가지로 우울하고도 관조적인 분위기를 띄게 된다하지만 뮤직비디오에서 맥 밀러는 베리드의 주인공 콘로이와 다르게 관속에서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맥 밀러가 급하게 그의 몸에서 찾는 것은그의 담배로산소가 부족한 관속에서 마저도 담배를 꼭 펴야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그가 어느 정도로 약물에 의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담배를 다 태운 후 맥밀러는 그의 주머니 칼로 관의 천장에 글자를 새긴다그 글자는 ‘Memento Mori’, 너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뜻의 라틴어로 맥 밀러는 글자를 다 새긴 후 글자를 주먹으로 부수며 관속에서 빠져나오게 된다어렵게 관을 부수며 생매장이라는 죽음에서 벗어난 맥 밀러가 지상에서 맞이하게 된 것은 그를 향한 무수한 포격으로맥밀러는 결국에 피할 수 없었던 죽음을 맞게 된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듯포격 한 가운데 서서 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Memento Mori’라는 그가 스스로에게 남긴 메시지를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다.

     

     그가 애써 마약을 끊어마약 중독이라는 죽음의 관을 넘어서 세상으로 나와 봤자 나온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에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일까생전에 맥 밀러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약중독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며 항상 억지로 웃으며 밝은 척 해보였다고 한다. ‘Self care’의 가사 ‘I don’t move my feet when I be gliding. I just slide in and then I roll out(내가 떠다닐 땐 발을 움직이지 않아도 돼부드럽게 미끄러지듯 여행길을 떠나)’에서처럼그에게 있어서 마약은 그를 죽음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어짜피 이어져있던 죽음의 길을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곡의 제목 ‘Self care’는 흔히 우리가 셀프케어라 말하는 자기 절제자기 관리와는 의미가 먼 듯 하다맥 밀러에게 있어서 Self care는 닥쳐올 미래의 죽음을 위해 현재를 절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어짜피 피할 수 없는 스스로의 죽음과 마주하며 현재에서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충족시키는 것그것이 맥 밀러에게 있어서의 Self care였을 것이다.

     

    필자가 마약의 사용에 대해서 지지하고 이를 권장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하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상태에 대해서 돌아보고가장 솔직해 질 수 있는 태도를 취하는 Self care는 우리에게 있어서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현대에 우리는 자기관리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과도하게 억압하며 더 나아가 파괴하기도 한다하지만 내일이 될 수도언제가 될 수도 있는 죽음 앞에서 보다 솔직하고 후회하지 않도록현재에서 자신이 의미를 찾고 스스로를 충족시키는 다른 맥락에서의 자기 관리를 우리는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싶다그런 의미에서그의 마지막 노래까지 우리의 마음을 적셔준 맥 밀러에게 감사와 애도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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