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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 하나만을 위한 단합 - 게르다(Gerda) 인터뷰
    아티클/인터뷰 2019. 6. 13. 07:55

    게르다 프로필 사진

    살아온 길이 다른 여러 사람이 같은 꿈을 꿀 수 있을까. 그 자체가 오히려 꿈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밴드 게르다(Gerda)에 있어서는 그렇게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불투명할 수도 있는 '종합예술'이라는 목표 하나에 그들은 발을 맞춰 다가간다. 음악 취향부터 다양하게 갈리는 다섯 멤버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며, 그 바탕엔 서로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존중이 깔려있다. 게르다의 인간과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는 하야로비와의 인터뷰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양승현(이하 ) : 서른살 기타리스트 양승현이다. 가족 일을 도우면서 지내고 있다.

     

    김동우(이하 ) : 번역 프리랜서 일하는 백수(전원웃음). 보컬과 리더를 맡고 있는 스물일곱 김동우다.

     

    김건호(이하 ) :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스물일곱 베이스 김건호다.

     

    김도길(이하 ) : 아직 사회복무요원인 드럼 김도길이고, 스물 여섯이다.

     

    Q. 멤버가 여기 있는 사람이 전부인가.

     

     : 지금 17사단에서 복무 중인 스물네  구재욱이라는 친구가 하나 있다.

     

     : 피아노와 세컨기타를 치는데 군대에서도 군악대를 하고 있다.

     

    - 게르다 'Salute' 오디오 

     

    Q. 게르다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어떤 음악을 하고 있는가.

     

     : 13년도 결성 당시에는 음악 ‘이었고, 지금은 밴드로 활동하고 있다. 서사를 기반으로 컨셉 앨범  장을 냈고, 질감이 거친 사운드와 다이나믹한  구성이 특징이다. 클래시컬한 느낌도 있고.

     

    성향이 독특하다보니 주변에서 장르적으로 여러 이름을 붙여준다. 이건 프로그레시브다, 아트록이다, 챔버 팝이다….  가서는 네오클래시컬에 아방가르드까지 나왔다(웃음). 정작 우리는  모르겠는데(전원웃음).

     

     : 질감이 거칠다는 말은 오해의 소지 있다.  러프하고 로파이한 2집에 한정된 얘기라.

     

     : 그럼 ‘정제되지 않은정도?

     

    Q.  아트록 내지 영화음악 같다는 평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 우리는 곡만 생각하고 만들었다. 나중에 사람들에게 영화음악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그런데 아트록의 정의를 찾아보니 우리가 염두에 두는 포인트와 맥락이 비슷하긴 했다. 앨범 안에서 노래가  곡처럼 연결되는 서사, 클래식 악기 차용, 장대한  구조 등등. 그런  아트록이라면 어느 정도는 색깔이 맞지 않나 싶다.

     

    Q. 영향 받은 아티스트나 밴드가 있다면?

     

     : 서로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너무 달라서 사실 밴드 성향과 연관지어 생각하기는 애매하다.  시규어 로스(Sigur Rós),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 류이치 사카모토(Ryuichi Sakamoto), 앤틀러스(The Antlers), 애니멀 콜렉티브(Animal Collective) 등을 좋아했다.

     

     :  크림슨(King Crimson), 핑크플로이드(Pink Floyd), 독일 익스페리멘탈 밴드 (Can), 소닉유스(Sonic Youth) 정도?

     

     :  오아시스(Oasis),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그리고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같은 재즈 뮤지션에게 영향을 받았다.

     

    : 기성 뮤지션 중에는 맥스웰(Maxwell)인데,  교회에서 드럼을 오래 쳐서  영향이  컸다.

     

    Q. 이렇게 성향 차이가 큰데 모이게  계기가 어떻게 되나.

     

     : 지금 멤버가 모인  작년이지만 처음 팀이 결성된  13년도다. 이건희는 형과 서강대 교내 동아리에서 만난 것이 기원이었다. 당시 우리는 실로폰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장비도 직접 사와서 붙이고. 결국 피치가  맞아서 실패했지만(웃음). 그러다 우리가 직접 음악 해보자고 얘기가 됐고, 그러다 건호와 재욱이을 알게 됐다. 이후 곡작업만 계속하다가 1집을 비공식적으로 만들었고,  음악을 들은 (양승현)이랑 도길이에게 연락이 왔다. 건희 형은 생업 때문에 최근에 팀과 이별하게 됐다. 별다른 트러블이나 드라마틱한 사연은 없었다.

     

     : 처음 음악을 들었을  ‘ 사람들과 어떤 곡을 만들겠다라기보다 지금 자리에 없는 재욱이의 센스에 흥미를 느꼈다. 같이 재밌게  만들어볼  있겠다고 생각했다.

     

    Q.   구체적으로 원래 어떤 음악을 했는지부터 듣고 싶은데.

     

    김동우 : 게르다 이전에는 다른  없고, 어릴 때부터 집안 교육방침상 이것저것  조금씩 시켜서 악기도 넓고 얕게 팠다. 음악은 원래 좋아해서 많이 들었는데 그렇게 손대본 악기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 여기선 이런 악기를 쓰는구나 파악이 됐다. 들리는  있으니 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대학 진학 후엔  생활이 생기면서 노트북과 장비를 사서 두들겨보기 시작했다. 재미가 있으니 그냥 계속 하게 됐다. 거의 집에서 컴퓨터 붙들고 살았을 정도로. 뭔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번씩은 접해본 악기가 많으니 ‘ 이거 내가 해도 괜찮을까 같은 두려움은 없었다. 덕분에 과감하게 여러 시도를 해본  같다.

     

    김건호 : 베이스는 대학교 들어와서부터 쳤다. 같은 서강대에서 밴드를 했는데 동우 동아리는 아니었고,  옆방에 있었다(웃음).  전에는 베이스에 집중해서 음악을 듣거나, 악기를 연주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직접 연주해보면서 듣는 재미를 붙이고 관심이 생겼지. 그래서 다른 멤버들에 비하면 청취 경력이 많이 밀린. 다만 앨범단위로 들으면서   꽂히는  있으면 엄청 파고들곤 했다.

     

    양승현 : 나는 빛과소음이라는 팀에서 활동 했었다. 90년대 영미 인디 록에 영향받은 밴드였다. 오랜 기간 활동  해체하고, 새로 팀을 구상 중에 있었는데 우연히 게르다 1 음원을 듣고 반해서 연락을  만나게 되었다.

     

    김도길 : 나도 들어온 과정은 비슷하다. 공고에 1 수록곡 링크가 있었다.  그때까지 대부분 유명한 팝이나 흑인음악 위주로 음악을 했다. 그런데 게르다를 들어보니 아예 생소한, 조금 과하게 표현하면 미친  같은….

     

    김동우 : 그거 아니야(전원웃음).

     

    김도길 : 하여튼 영화음악 같은 느낌을 주는  특별함이 좋았다. 완전히 다른 음악을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 하나로 왔다.

     

     

    Q. 이전 커리어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김도길 : 중학생 때부터 교회에서 드럼을 쳤다. 그때부터 장르 뮤지션보단 어떤 분위기든  소화해내는 뛰어난 드러머가 되고 싶었다. 목표가 세션맨에 가까웠지. 연주를  하고 싶으니 드림시어터(Dream Theater) 같은 하드한 록도 많이 했고, 그래서 백제예술대 실용음악학과 입시 때도 제프 (Jeff Beck) ‘Stratus’ 했다. 재즈 가르치는 학교에서(전원웃음)! 입학 후엔 재즈만 2 하긴 했다. 졸업 후엔 뷰티풀 아이(Beautiful Eye)라고 알앤비 한참 하던 사람끼리 모여서 대중음악하던 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Q. 밴드 치고 정말 평탄한 역사긴 하다. 다만 실로폰을 만들려고 팀을 만들었다는 대목이 의미심장한데 자세히 설명해줄  있나.

     

     : 킨젝스라는 밴드 동아리에서 나와 건이    드러머였다. 서로 친해진 뒤에 ‘다른 타악기 중에 우리가 연주할  있는  해보자 얘기가 나와서 해봤다. 마침 시규어 로스 좋아하고 하니 실로폰을 만들어보자고 했고. 처음 건반을 만들 때까지만 해도 계산대로  만들어졌다. 근데 판에 고정하려고 구멍을 뚫었더니 피치가 나가버리더라(웃음).

     

    Q. 굳이 손으로 만들려  이유가 있었나.

     

     : 직접 만들면 소리도 특이하고, 사운드도 재밌게 빠질  같았다. 잘못된 생각이었다(전원웃음).

     

     : 아주잘못된 생각이었지(전원웃음).

     

    Q. 말한대로 음악 팀에서 밴드로 전향하게  계기는 무엇인가.

     

     : 곡을 엄청 많이 만들었는데  만들고 나니 이걸로 뭐하지 싶었다. 그러던 중에 드럼이랑 기타가 들어오면서 우리도 이제 라이브를   있는 구성을 갖춰보자고 자연스럽게 얘기가 됐다. 그렇게 공연장에 나서면서 밴드로 넘어가게 됐다. 만들기에서 라이브로 중심이 넘어간 거지.

     

    Q.  성격을 바꾸면서  작업 방식에 변화도 있었나.

     

     :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1 쇼케이스 라이브를 하면서 낮은 음역대의 다양한 소리가 필요하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베이스에 효과를 넣어 전혀 다른 소리로 만드는 시도를 자주 했다. 일단 재미로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학교 안에 레코딩  같은  생겼다. 시험삼아 녹음해보려고 놀러갔지. 그런데 날씨가 되게  좋길래 우중충한 노래를   만들어보자 하고 대충 즉석에서 멜로디를 만들어 함께 녹음했는데  괜찮았다.  뒤에 거기다 스토리 얹고, 이어지는 다른  만들고, 편곡하고그러다보니 앨범이 됐다.

     

    Q. 밴드 역사가 굉장히  흐르듯하다.

     

    (전원웃음)

     

     

    Q. 약간 전으로 돌아가자면, 공식적인 커리어는 2017 <미등록음원지원사업>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뒷이야기가 있나.

     

     : 발매 되지 않은 곡을 제출해 선정되면 PR부터 라이브 영상제작, 자금 지원  여러 혜택을 주는 사업이었다. 1 작업을 끝내고 믹싱 마스터링만 남긴 상태에서 ‘ 되면 좋겠네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덜컥 됐다.

     

    Q. 1집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말해달라.

     

     : 1집의 스토리는  난해하다. 내가 철학과인데  들뢰즈라는 철학자를 정말 좋아한다. 그의 이상향인 타인 없는 세계를, 정확히 말하자면 타인이라는 ‘개념 없는 세계를 그려보고 싶었다.  세상을 향한 인간의 여정이 주된 키워드다.

     

    첫번째 곡은 인간의 탄생신화를  뿌리기로 표현한다. 무작위로 뿌려지는 씨앗 입장에서는 깜깜한 어둠속에서 내가 무엇인지,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수도 확신할 수도 없다. 그저 세계에 던져진 운명이고, 이는 근대적 자아이기도 하다. 이후  자아가 어떻게 파국을 맞게 되는지, 어떻게 타인이 없는 세계가 도래하는지로 흘러간다.

     

    7 트랙에서는 인류가 멸망한다. 구원자라는 타이틀이 인위적으로 주어진 인간 하나가 우연찮게 살아남아 타인이 전혀 없는 세상을 맞이한다. 그는 처음엔 두려워한다. 타인을 경유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를 직접 조우하는  처음이니까. 하지만 이내 자신을 온전히 대면하면서 지금까지 스스로를 굉장히 외곡된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이는  앨범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과도 같다.

     

    Q.  내용을 멤버들 모두 이해하고 동의했나.

     

     : 그땐 재욱이와 건희형이 있었고, 도길이와 승현이형이 없었다. 동우가  내용으로 기획안을 엄청 두껍게 써서 보여줬는데 진짜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부연설명도 들었는데 아주 재미있을  같다고 생각했다.

     

    Q. 그런데  모든 내용을 영어로  이유가 따로 있나.

     

     :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해외 중심으로 들어서 영어 가사가 훨씬 익숙하기도 하고 편하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한국말로 하기 껄끄러웠다. 예를 들어 한국어로 ‘존재같은 단어를 노래에 넣기엔  애매했다. 2 같은 경우 줄거리가 철학적이진 않은데 이번엔 다른 문제가 있었다. 전쟁에 참여했던 소년이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사형당하는 내용인데 이런  한국어로 표현하면 너무 직접적이고 참혹할  같았다.

     

    Q. 작업에서 특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 서사를 음악의 토대로 두는 이유는  가지다.  번째는 뭔가를 만들기 위해 표현할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그러면 그저 ‘ 좋게라는 막연한 개념에 의존하게 되고  길을 잃는다.  번째로는 음악이  단위로 소비되는 현상이 너무 아쉬웠다. 싱글 발매가 대세라지만 앨범 하나를 통째 즐겼으면 했다. 그래서 우리는  곡을 들었을 때도 좋아야 하지만 앨범 전체를  들었을  수록곡들이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야  호흡으로 음악을 들을  있을테니까.

     

     : 내가 참여하기 시작한 2 기준으로 말하자면 일단 전반적인 스토리와 스케치가 어느 정도 돼서 넘어온다.  곡마다 다른 내용과 분위기를 어떤 리듬에 맞추고 어떻게 극적으로 만들지를 고민한다. 드러머잖나.

     

     : 게르다는 FX 비중이 크다. 일반 베이스와 다른 악기의 음역대가 겹치면 표현에 한계가 생긴다. 그래서 완전 낮게 깔거나 이펙터를 사용해 다양한 소리를 내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베이스를 3옥타브 이상 내리면 음이 아니라 진동처럼 들린다. 2 1  아웃트로에 악기가  빠지는 순간 남는 잔향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다.  밖에도 바디를 치면서 울리는 식으로 베이스를 최대한 다각도로 사용하고 있다.

     

     

    Q. 라이브에서는 그걸 어떻게 소화하나.

     

    김도길 : 최대한 연주하려고 하지만 손가락이 부족한 관계로 효과음과 퍼커션 MR, 미디를 사용한다. 컴퓨터에서 미디 신호만 보내면 소리 자체는 신스에 걸리기도 해서.

     

    Q. 여담으로 피처링으로 자주 들리는 여자보컬의 정체는 누군가. 크레딧에는 올라오지 않았는데.

     

    김동우 : 학교에서 우연히 알게  친군데 목소리가 좋아서 데려다 썼다. 앨범에 서사가 있다보니 화자의 환을 위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1집에는 나보다 비중이  정도로 활약했고 2집에도   참여했다. 음악을 하는 친구는 아니라 피처링 표기는 따로 하지 말아달라고 본인이 부탁했다. 별로 밝히고 싶지 않은  같았다. 라이브  때는  부분을 그냥 빼고 하거나 MR 깔아 쓰고 있다.

     

    - 게르다 'From The Dawn of Others' 라이브 영상 

     

    Q. 이번 2집은 앨범커버가 굉장히 독특한데 누가 만들어준 건가?

     

     : 연여인 일러스트레이터 작가님을 건너건너 알게됐다. 사실 원래 우리 음악이랑은 색깔이  맞는 스타일이시다.

     

     : 그런데 이번 앨범이랑은  맞아떨어졌지.

     

     : 냉소적이고 서슬퍼런, 섬뜩하면서도 화려한  있었는데 이거다 싶었다. 아트워크를 받아봤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시너지가 났다. 1 커버는 그림 좋아하는 친구가 만들어줬다.  친구에게는 음악 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곡마다 아트북을 따로 만들었고 앨범 커버는 그걸  합성해서 만들었다. 1 앨범 초판은 아트북과 함께 판매했는데, 지금은 초판이 모두 절판되어 사운드클라우드에서만 다른 아트워크들을 확인할  있다.

     

    Q. 1 <Tide> 대해 계속 이야기했다. 2017 이미 앨범이 완성됐다고 했는데 정식 발매는 2019년에야 이뤄진 이유가 있나.

     

     : 사실 1집은 만들 당시 앨범 발매가 목표가 아니었다. ‘우리 사운드를 직접 녹음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냥 발매를 원하긴 했는데    같았지. 그러다   멤버도 생기고 하면서 우리 옛날 활동을 정리할  출사표 정도로 발매를 하자고 이야기가 됐다.

     

    Q. 그래서 처음 디스코그래피를 봤을  굉장히 놀랬다. 1집과 2 발매일이 3 밖에 차이가  나길래(전원웃음).

     

     : 아무리 부지런해도 밴드로 3 만에 정규를 만드는 …(전원웃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웃음).

     

    Q. 이후 굉장히 활발하게 외부 활동을 펼쳤다. 먼저 EMERGENZA 세계밴드대회 한국 결승 진출에 대한 에피소드를 듣고 싶다.

     

     : 라이브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1 쇼케이스를 하고 나서 특히. 마침  영입한 도길이가 이런 대회가 있다고 소개해줘서 나갔는데 사실 그런 대횐줄은 몰랐다(웃음). 우승하면 독일도 보내준다고. 어쩌다보니 결승까지 갔는데 솔직히 그때 되게 못했다(전원웃음). EBS 헬로루키 오디션 때도 현장에서 그냥 지원해서 상반기 최종 11팀까지 갔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공연을 망치고  우리가 너무 방구석 뮤지션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치부심하고 이후로는 합주에 매진했고 그렇게 음악팀에서 밴드가 됐다.

     

    Q. 그밖에도 연극 <코스모스  세포 하나의 고독> VR <살려주세요> 사운드트랙에 참여했고, 네이버웹툰 <조의 영역(조석 작가)> VR리메이크 음악감독으로 일했는데 각각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나.

     

    김동우 : 연극은 굉장히 우연히 하게 됐다. 나랑 건호가 평소  카페에서  시간씩 죽치고 있곤 했는데 그러다보니 주인과 얼굴을 익혔다.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미안한 마음에 우리 앨범 하나를 드렸는데 알고 보니 그분이 연극배우였다.  노래가 너무 좋은데 우리 연극에  어울리는  써도 되겠냐고 하시길래 오케이   <코스모스  세포 하나의 고독>이다.

     

    지인 하나가 덱스터라는 회사에서 일하는데, 게르다를  회사에 소개해줬다. 그래서 우연히 VR <살려주세요>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는데 이게  돼서  영화제에 상영되기도 했다. <조의 영역> 덱스터가 감독 자격으로 우리에게 음악감독을 맡겼다. 잘은 몰라도 이것도  되는 중이라고 들었다.

     

    Q. 뭔가 게르다는 음악만  만들어놨는데 주변에서 알아서 기회를 주는  같다(전원웃음).

     

     : 음악 색깔 자체가 웅장하다보니 자연스레 많이 쓰이는  같다. 1집은 서정적인 것도 많았으니까(웃음).

     

    Q. 작업 속도이나 새로운 이벤트에 이름을 올리는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특별한 동력이 있나.

     

    양승현 : 멤버끼리 조율이  된다. 밴드를 오래  입장에서 나는 그게 정말 쉽지 않다는   안다. 살아온 길부터 성격까지 다르니까. 그런데 게르다는  던지면 피드백도 바로 오고 서로 합이  맞는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상 쫓기면서 2 작업을 했지만 결과물에 대해서는 아쉬움 보다 만족하는 부분이  많다.

     

     : 군대에 가기 직전까지 열심히 일하다가 입대한 재욱이 역할이 컸다.

     

     : 굳이 말하자면 처음엔 불만사항이 아주 없진 않았다. 리더가 앨범 전체에 걸쳐 곡을 1차로 작업해 넘겨주는 구조인데, 세션 입장에서는  떨어진 밥에 숟가락을 얹는 거다보니 아쉬움이 있었. 서사적인 앨범도 좋긴 한데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나 싶었지. 평소 연습을 곡단위로 하다보니 이해가   부분도 있었고. 그래도 나중에 가서는  스타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됐다.

     

     :   반대였다. 앨범 전체에 걸친 서사를 바탕으로 작업하다보니,  단위의 작업에서 한정적일  있는 이야기를  호흡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이 내게는 맞았다. 오히려 다양한 요소를 가져올  있는 원동력이 됐다.

     

    Q. 다음 장으로 넘어가서, 지난 4 발매한 정규 2 <The Uprooted> 대해 설명해달라.

     

     :   파트로 돼있다. 1 트랙에서 소년은 전쟁에 징집돼 전투에 나가기 직전 장교의 연설을 듣는다. 북소리와 함께 ‘나가서 싸워라, 이겨라, 복종해라, 지지 말라라는 왜곡된 남성성을 주입 당한다. 무기로 만들어진 소년은 전쟁터에서 일어난 폭발로 팔이 날아가 집으로 돌려보내진다. 파트 2    그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받는 내용이다. 소년은 퉁명스럽고 무기력한 태도로 일관하며, 이에 분노한 군중과 판관은 사형선고를 내린다. 파트3에서 소년은 독방에서 전쟁 전후로 아버지와 함께했던 기억,  아버지에게 당한 학대 등을 독백으로 풀어나간다. 결국 욕망할  있는 힘이 결여됐음을 고백하며 담담하게, 또는 무기력하게 형장을 향해 걸어가며 앨범이 끝난다.

     

    앨범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공동체성의 긍정이다. 우리가 공동체 안에  있는가. 다른 인간들 사이에 있어야 하는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주장하기 위해서는 나쁜 사람의 결말을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니까. 끊임없이 사회나 동료, 가족으로부터 축출당한 소년이 결국에 욕망과 의지를 잃어버리며 껍데기만 남는 과정을  묘사했다. 전쟁터부터 법정이라는 개인사를 다루는 장소, 그리고 독방이라는 완전히 폐쇄된 공간까지 축소되며 이야기가 끝난다.

    Q. 1 때도 그렇고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크게 기울이는데 이유가 있나.

     

     : 옳다고 믿는 가치가  옳은지 이야기하고 싶었다. 궁극적으로는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마음이 있는  모든 곡은 아니라도  맥락 안에서는 이런 주제를 유지할  같다. 행복해지려면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뭔가, 표현하는 말이 뭔가, 무슨 생각을 하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으니까.

     

    양승현 : 평소에 멤버끼리 모여  마시면서 이야기하다보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각자 어떻게 살았는지 꺼내놓다보면 사람 사는  비슷하다보니 사소한 부분도 서로 연결돼있다는  새삼 깨닫는다. 그렇게 형성된 공감대가 앨범 작업에도 이어지는  같다.

     

    Q. 2 수록곡  ‘Accusation’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던데 이유가 뭔가.

     

     : 사운드클라우드 메인 페이지에  50으로 떴다. 이유는 우리도 모른다. 앨범  조회수가   곡으로 갑자기 7~8천이 늘었더라. 성악 파트가 있어서 정작 라이브에서는 자주  한다. 히트곡이 나왔는데 부르지를 못한다(웃음).

     

    - 게르다 'Accusation' 오디오

     

    Q. 말이 나왔으니 각자 라이브하기 좋아하는 곡을 꼽자?

     

     :  모든 악기가   있는 곡이  포인트다. 기본 악기 구성으로 라이브해도 사운드가 나오는 곡을 선호하고,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3연음 리듬이 들어간 곡을 좋아한다. 2집에서는 1 트랙 ‘Salute!’ 유일하게 3연음이 메인이라 가장 아낀다.

     

     : 하나만 뽑자면 타이틀과 동명인 8. 구성이 짜임새 있다고 생각한다. 곡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굉장히  드러났고, 감정선도 보컬부터 악기까지 모두 조화롭게 표현해낸다.

     

     :  곡을 뽑을 수가 없어!(전원웃음)

     

     :  1.

     

     :  생각에 형이 가장  표현하는 스타일 같아. 소스도 그렇고 이펙터나 사운드 활용이 형한테  맞는?

     

     :  되게 힘이 있어서 좋아해. 앨범을 들을  처음 치고 들어가는 느낌이잖아.

     

     : 임팩트가 있지.

     

     

    Q. 되게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넘어갔다. 밴드 이름 뜻이 뭔가(전원웃음).

     

     : 남편이 세계 최초의  전환자인 게르다 베게너(Gerda Wegener)라는 여류 화가 이름에서 따왔다. 대니쉬 (The Danish Girl)이라는 원작 소설로 다뤄졌고 2016년엔 동명의 영화로 나오기도 했다.

     

    게르다의 그림엔 사랑하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변화하며 겪는 관계의 혼란이 담겨있다. 기술적으로도 완벽하지 못한 성전환이었기 때문에 남편은 크게 괴로워했고, 게르다는 부부로서 기대하던 바를 전혀 받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게르다는 편견과 고통, 혼란 속에서도 남편이었던 사람이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견뎌낸다. 결국  사람의 모든 것을 인정해주고  인간을 인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소설로 이야기를 접했을   베게너라는 인물이 살아온 삶이 굉장히 숭고하다고 느꼈다.

     

    Q. 결국  또한 ‘관계라는 키워드가 잡힌다.

     

     : 그렇다.

     

    Q. 직장인 밴드다. 활동이 어렵지는 않은가.

     

     : 음악에 마음껏 시간을 쏟지 못하는  많이 아쉽다. 멤버들 만나는 빈도도 그렇고. 그래도 어쩔  없는 거니까.

     

     :  먹으면서 그런 얘기를 했다. 멤버들 모두 퇴사하는 그날까지 음악하자고(전원웃음).

     

     

    Q. 자본에 있어 아쉬운 상황임에도 음원사이트에 등록하는 동시에 사운드클라우드에 앨범을 무료로 공개했다. 이유가 뭔가.

     

     :  이유는 없다. 인지도가 낮아서 어차피 저작권료도 별로  들어오는   명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 공연 부지런히 하면서 싱글이든 EP 내려고 한다. 정규는  미뤄두고. 연달아 했으니까.

     

     : 개인적으로는 싱글로 내더라도 다작을   있는 밴드가 됐으면 한다. 충분히 그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색깔의, 다양한 방식으로 묶을  있는 곡을 만들고 싶다. 3집도 미뤄둔다고 했지만 몇년을 미루진 않을  같다. 젊어서 아이디어 많을  많이 해놓고 싶다.   있다는 곡이 많다는  즐거운 일이니까.

     

     : 코앞에 있는 계획은 공연을 준비하는 거다. 지금까지는 따지고 보면 외부로 노출시킬만한 기획을 많이 못했다. 최대한 노출시키는  목표로 하고 있다. 디테일하게 연주적인 면에서도 뒤지지 않게 완성도를 높여갈 필요가 있을  같다.

     

     : 다들 얘기했던 대로다. 덧붙여 어떻게 우리 음악을 보여줄지 생각했으면 좋겠다. 영상이면 영상을 어떻게 할지 같은. 그런 수단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명확히, 효과적으로 전달할  있으니까.

     

    - 게르다 'The Sky's Divided' 라이브 영상

     

    Q. 게르다로서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 개인적인 바람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음악이 아닌, 종합예술로 나아갔으면 한다. 이번 쇼케이스 공연에서도 조명도 무대도 자체적으로 직접 제작했다. 프로페셔널한 다른 아티스트들과 계속 협업해서 종국에는 앨범이나 음악보다 공연이라는 형태로 하나의 오리지널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

     

     : 드럼이라는 악기가 리듬악기라서 표현에 한계점이 어느 정도 있다. 이전에 해왔던 음악이나 다른 팀도 마찬가지고. 김도길이라는 드러머라는 존재를 표현할  있는 부분이 많이 없었다. 게르다는 음악적으로 폭이 넓으니  안에서 나만의 표현 방식을 찾고자 한다.

     

     :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게르다를 듣고, 해외에서도 들어줬으면 좋겠다. 공연도 많이 하고.

     

     : 사람들이  좋아서 일단 팀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작은 공동체를 이뤘으니. 계속 재밌게 하다보면 서로 원하는  얻어갈  있지 않을까. 굳이 음악이 아니더라도.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마디.

     

     : 게르다가 지금까지 만든 음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지만,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대로 연상하며 들어가다보면 영화     같은 기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니까 편하게, 자유롭게  번씩만 들어봐 주면 좋겠다(웃음).

     

    인터뷰 : 유하람

    사진제공 : 게르다

    장소제공 : 홍대 스튜디오 썸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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