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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홍대메탈'을 꿈꾸다 - R4-19 김명식 인터뷰아티클/인터뷰 2019. 9. 26. 18:17
Q. 반갑다 먼저 자기 소개 간단히 부탁한다.
R4-19 보컬 김명식이다. 리더도 하고 있다.
Q. <Metal United Korea>라는 컴필에 대해 소개해달라
내가 만들어 진행해온 ‘주웍야락’이라는 공연 브랜드가 있다. 우리 팀 베이스이자 클럽 AOR 대표 이기석의 추천으로 시작된게 21회까지 왔다. 그러다보니 함께했던 밴드만으로 앨범을 만드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또 우리보다 뉴스쿨 성향이 강한 ‘점프 오브 더 라인(이하 점오라)’이라는 공연도 있다. 이쪽은 4회차부터 AOR에서 이벤트를 열었고, R4-19도 두 번 라인업에 서는 등 교집합이 있었다. 그래서 기획자 장강일 군에게 주웍야락과 점오라에 참여했던 밴드들을 모아 컴필레이션을 만들자고 이야기했고, 그렇게 나온 앨범이 <Metal United Korea>였다.
Q. 주웍야락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홍대에서 프로 밴드와 직장인 밴드 아마추어의 구분이 모호해졌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기 기준은 있겠지만 난 모르겠다. 어쩔 땐 일반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음악하는 밴드가 많다. 나부터가 공연은 꽤 많이 하지만 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입장이다. 그렇게 활동하며 자작곡이 담긴 앨범을 내는 밴드에 대한 리스펙을 예쁘게 만들고 싶었고, 그래서 주웍야락(晝Work夜Rock)을 만들게 됐다.
Q. 공연기획자로 아무리 많은 밴드를 만난다고 해도 컴필레이션 제작은 또 다른 차원의 일이다. 앨범을 기획하게 된 동기가 궁금한데.
주변에 한 장 건네주면서 ‘요즘 홍대 메탈은 이렇다’라고 들려줄 앨범이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밴드마다 이미 완성된 곡 중에 잘 만들었고, 또 일반인 기준으로 가장 듣기 좋은 음원 하나씩 보내달라고 했다. 그 외에 다른 요구사항은 전혀 없었다.
내가 제작비를 모두 대서 천 장 정도를 찍었고, 참여 밴드마다 열 장에서 스무 장 정도씩은 팔아달라고 해서 제작비라도 건질까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가 직접 팔아서 제작비 이상의 판매가 이뤄진다면 수익금은 참여한 밴드와 나누기로 했다. 사실 마음만 같아서는 앨범은 그냥 공짜로 나누고 싶기도 하다. 애초에 수익을 기대하고 만든 음반도 아니고 한 명이라도 더 들었으면 해서.
Q. 제작비를 부담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주변에서 음원 제작과 마스터링, 커버 디자인까지 많이 도와준 덕에 비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또 CD로 찍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컴필도 진행하고 싶다. 다른 일을 하다보니 분명 한계는 있다. 그래서 참여하는 사람이 계획을 바꿔야 하는 큰 공약을 내걸진 않으려고 한다. 나도 엄청난 사명감은 없다보니 또 재미없면 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마 계속 하지 않을까 싶다.
Q. 평소 #kmetal 해시태그 퍼뜨리기에 앞장서는 등 한국 메탈을 규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그 연장선에서 볼 수 있나.
그럴 수도 있다. 일단 #kmetal은 내가 시작하진 않았다. 티어드랍(Teardrop) 기타 호세가 추천했고 기억나는대로 동참하고 있다. 처음 접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문구나 카피가 필요하니까. <Metal United Korea>는 그 생각을 오프라인으로 넓힌 버전이다. 현물로 지인을 통해 전해져서 ‘아 한국 메탈 밴드도 수준 있다’, ‘곡이 꽤 괜찮다’ 이런 반응이 나와야 공연장을 올테니까. 지금 R4-19 공연을 보러 오는 팬이라면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 소식을 받고 있다. 새로 유입이 있으려면 더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한다.
Q. <Metal United Korea>에는 어떤 팀들이 참여하는가.
주웍야락에는 R4-19, 인페이즈(Inphase), 플레어(Flare), WBSH, 헤비게이지(Heavy Gauge), 뉴클리어 이디엇츠(Nuclear Idiots), 피해의식, 피싱걸스(Fishingirls), 깜귀, 멤낙(MEMNOCH), 위키드 솔루션(Wicked Solution), 바세린(VASSLINE) 이 참여한다. 점오라에서는 인유어페이스(In Your Face), 브로큰 발레타인(Brocken Valentine), 노이지(Noeazy) 데이 오브 모닝(Day of Morning), 과대불판사용금지, 허니페퍼(Honey Pepper), 신스네이크(SYNSNAKE)가 함께했다.
두 공연에 섰던 밴드라면 웬만해서는 다 넣고 싶었다. 교류가 많이 없었던 장르를 제외하면 많이 참여한 것 같다. 물론 그 사람들도 배척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장르를 정말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분리가 됐을 뿐이다.
Q. 제작을 주도하는 R4-19을 포함해 전통적인 의미의 ‘메탈’에서 벗어난 팀도 다수 있다. 그럼에도 해당 팀끼리는 ‘우리는 메탈이지’라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장르 역사나 구분은 글 쓰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넓고 정확히 알 거라고 생각한다. 정작 나는 잘 모른다. 누가 장르 설명을 해야한다고 하면 뭐 메탈코어니 믹스쳐록이니 그렇게 소개하지만. 결국 사람 하는 일이다보니 잘 맞는대로 뭉친다. 그렇게 모였을 때 우리를 아우르는 공통된 소속감이 메탈이었던 거고.
Q. 밴드마다 내놓을 만한 곡을 뽑아 만들었다는 점도 그렇고, <Metal United Korea>는 ‘2019 한국메탈’ 같다는 인상이 든다.
그렇다. <Metal United Korea>란 이름도 잘하는 사람들이니 들어보라는 뜻이다. 사실 거창한 이름을 좋아하진 않는다. 주웍야락도 알아볼 사람만 알아보는 느낌이잖나. 하지만 이 앨범은 다른 사람이 광고를 봤을 때 ‘잘 하는 밴드라네’하고 찾아듣게 만들어야 했다. 말하자면 의도적인 오만, 의도적인 과장이었던 셈이다.
Q. 앨범을 제작하는 데는 얼마나 시간이 걸렸나.
곡 수집 자체는 2~3일이 걸렸다. 주웍야락에서는 내가 제일 선배라 그런진 몰라도 거절한 친구는 없었고 그날 바로바로 음원을 받았다. 점오라 쪽에서는 한 다리 건너 받다보니 하루이틀 더 걸렸지만 딱 그 정도였다. AOR 사운드 안에서 바로 해결해서 문제도 없었고. 내가 고민하는 과정과 추가적인 마스터링, 디자인 문제로 한달이 걸렸던 것 같다.
Q. 10월 12일 기념 공연을 가진다고 들었다. 그 밖에 정식 발매 일정 등은 어떻게 되는가.
발매는 7월 6일에 이미 해서 릴리즈 공연까지 했다. 공식적인 유통을 안 했다. 밴드마다 소속된 레이블도 다르고 이미 등록된 음원도 있어서 유통을 하려면 내가 많은 부분을 조율해야 했다. 생각대로 빠르게 움직일 수도 없고. 가지고 있는 판매 사이트에 CD는 올려놨다. 그것도 어느 순간에는 배송비나 받고 무료로 풀려고 하는데 음원 사이트에 유통을 하면 그렇게 쉽게 바꿀 수가 없다.
Q. 오프라인에서만 들을 수 있는 셈인데, 유튜브 플레이 리스트 등을 통해 온라인에서도 듣게 할 생각은 있나.
솔직히 아직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Q. 컴필 자체에 대한 내용은 아니지만, R4-19 정규앨범보다도 이 컴필을 먼저 제작하게 됐다. 정규 발매 시기를 늦추면서까지 당장 진행한 이유가 있나.
난이도 자체가 너무 많이 차이난다(웃음). 곡을 새로 하나하나 만드는 앨범은 곡만 받는 컴필과는 아예 다른 이야기라.
Q. <Metal United Korea>가 어떤 앨범이 될지 스포일러를 해줄 수 있나.
홍대에서 들을 수 있는 메탈의 총집합 같은 느낌이다. 앞서 언급한 특정 몇몇 장르가 없긴 하지만 뉴스쿨, 신스, EDM 등도 있다. 브로큰 발렌타인, 허니페퍼, 피싱걸스 등이 참여하면서 좀 더 넓어졌고.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한다고 말은 못해도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다. 메탈이 TV에 안 나오고 다가가기 힘든 장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지는 댐핑감은 힙합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걸 조금이라도 보여주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앞으로도 만들고 싶고, 방해가 되는 요소는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 아직 라인업에 지방 밴드가 거의 없다. 이번 10월 공연에서 광주, 대구 투어를 기획 중인데 이때 함께하는 밴드 중심으로 섭외하고 홍보하려고 한다. 지켜봐달라.
인터뷰 : 유하람
촬영 : 유하람
장소제공 : 스튜디오 썸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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