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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흠 - Autism
    리뷰/국내 2019. 10. 7. 18:48

    Written By 유하람

     

    - Autism(2019)

    Korea, Abstract Hip-Hop

     

    앱스트랙, 또는 익스페리멘탈이라 불리는 사조는 한국힙합에서 더는 낯설지 않다. 2016 XXX 발표한 문제작 <Kyomi>  장르의 존재를 국내에 각인시켰고, 이후 사운드클라우드 등지에서는 심심찮게 비슷한 음악을 찾아볼  있었다. 래퍼 이도  나블라와 프로듀서 자신(Jasin)으로 구성된 힙합듀오  역시 데뷔 EP <Autism>으로  흐름에 동참했다.

     

    다섯 트랙으로 구성된 <Autism> XXX 보여준 방법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심술궂은 하이톤 랩부터 부분부분 로파이하게 찢어놓은 믹싱, 퍼지는 드럼 소리, 비틀렸지만 깔끔한 전자음, 프로듀서의 적극적인 개입까지. 흠은 여기에 종말론을 차용해 시쳇말로 ‘우주적 사운드와 단어를 조합한다.

     

     모험수를 두지 않고 ‘종말을 노래하는 앱스트랙 힙합이란 분명한 컨셉에만 충실한 덕에 <Autism> 15  되지 않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짜임새 있게 전개된다. ‘실험실 시작된 이야기는 ‘自閉(자폐)’에서 흥분된 어조로 파괴를 전하고, 사람 목소리가 거의 담기지 않은 ‘예언일지 종말을 예고한다. ‘Nova’에서 멸망과 신세계 도래를 교차시킨  혼란스러운 ‘부서진  막을 내린다. 상당히 안정된 구성으로, 이는 본작 최대 강점으로도 작용한다.

     

    뒤집어 말하자면 <Autism> 안정감 이상의 강점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우선 한국에서 다소 정형화돼 알려진 앱스트랙 힙합의 틀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완벽하게 구현한 클리셰는  자체로 클래식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말할 정도로 흠이 본작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대단히 높은 경지에 있지는 않다. 냉정히 말하자면 다소 평범하다.

     

    특히 단어선택이 종말론이라는 거대한 컨셉에 비해 상당히 빈약하다. 문학적 표현과 저렴한 구어체가 교차하고, 이도  나블라 개인의 이야기가 애매하게 덧씌워지면서 감상을 방해한다.  짜놓은 감정선이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다. ‘실험실에서 이런 경향이 가장 두드러지며, 핵심 트랙인 ‘Nova’에서도 가사적 쾌감은 찾기 어렵다.

     

    <Autism> 소위 말하는 ‘구린작품까지는 아니다. 단점이 크게 눈에 띄지도 않고,  균형이 갖춰진 앨범이다. 하지만 예술에 있어 무난하다, 또는 평범하다는 말은 절대 칭찬이 아니다. 영화 <위플래쉬>에서 플레쳐 교수가  말이 있다. “영어에서 가장 해로운  단어는 ‘ 정도면 됐어(Good Job)’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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