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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왕의 2010년대와 현재, 그리고 미래
    아티클/칼럼 2018. 12. 29. 06:06

    Written By MIMI 


    ⓒ 머라이어 캐리 페이스북ⓒ 머라이어 캐리 페이스북


    그녀를 칭하는 수식어는 정말 많다. 세계에서 제일 성공한 여자 가수, 크리스마스의 여왕, 살아있는 전설, 3대 디바, 소싯적 잘 나간 한물간 여가수 등  긍정적인 수식어와 더불어  부정적인 수식어도 함께 따라다니는 그녀. 팬도 많지만 안티는 더 많은 그녀. 바로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다.

     

    디바, 즉 노래를 잘 부르는 여가수라는 타이틀을 처음으로 가진 가수는 휘트니 휴스턴이었다. 그녀는 그 타이틀을 가지고 5년 동안 디바로 군림했고 그녀에게 대적할 만한 적수는 아무도 없는 것 같이 보였다. 1990년 머라이어 캐리가 셀프 타이틀 앨범 <Mariah Carey>로 데뷔하기 전까진 말이다. 머라이어는 데뷔 앨범에서만 네 곡을 빌보드 차트 1위로 올렸으며, 다음 앨범인 <Emotions>, <Music Box>,1994년에 발표한 크리스마스 앨범 <Merry Christmas>까지 히트시키며 휘트니와 함께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디바의 자리에 앉아있었다.

     

    90년대 후반이 되면서 영원할 것 같던 전성기가 끝나고 두 디바는 나란히 침체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휘트니는 연하의 남편 바비브라운과의 폭력 문제, 마약 문제 등으로 명성을 잃고 여러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그리고 그녀는 뚜렷한 재기 없이 2012년 코카인 과다 복용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안타깝게 사망하고 만다. 머라이어 캐리는 역시 1997년 5집 <Butterfly>를 발표하였으나  1.2집 판매량에 비교가 안될 만큼 적은 판매량에 그쳤다. 그녀는 정말로 한물간 여가수가 되는 듯했다.

     

    하지만 머라이어는 2005년 <The Emancipation of Mimi>로 다시 한번 부활하게 된다. 힙합과 알앤비를 더해낸 최고의 앨범이라는 평을 받은 이 앨범은 싱글곡 ‘We Belong Together’의 빌보드 차트 14주 1위라는 쾌거와 함께 그녀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 당시 여가수들이 전성기를 두 번 맞이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었기에 누구도 머라이어의 두 번째 전성기를 예견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히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두 번째 시기를 맞이하였다.

     

    두 번째 전성기 이후 머라이어는 어땠을까? 그녀는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빌보드에 오르는 불세출 명곡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로 인해 크리스마스 시즌 여왕이 되었고  연말이면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로 매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주목들은 모두 음악에 대한 것이 아니라 가십들에 맞춰지고 있다. 머라이어의 열애와 파혼이나 그녀의 몸무게와 같은 것들에 말이다. 그녀가 2010년 대에 낸 앨범들은 별다른 주목 없이 묻히고 말았다. 그리고 국내에서 그녀는  잘 뽑아 낸 크리스마스 곡 하나를 연금처럼 우려먹는 가수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그녀의 활동이 주목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하는 오해 들이다. 하지만 과연 그녀가 낸 앨범들이 대중적으로 주목받지 못하였다고 해서 그녀의 앨범이 비평적으로 훌륭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내려버릴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머라이어 캐리 정규 14집 Me, I Am Mariah


     

    머라이어가 2014년에  발매한 <Me. I Am Mariah…>는 그녀가 어떠한 트렌드에도 뒤처지지 않는 베테랑 뮤지션임을 아주 잘 보여준다. 어린 시절 스케치북에 -나.나는 머라이어다.-라고 써놓은 것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이 앨범은 별다른 홍보와 지원이 없어 그대로 묻혀버리고 말았지만 그녀의 음악 인생 전반에 대한 성찰이 담긴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머라이어의 성공을 도맡았던 프로듀서 저메인 듀프리가 참여한 이 앨범은 첫 곡 ‘Cry’부터 시작해서 ‘Faded’, 리드미컬한 ‘Make it look good’까지 그녀의 보컬적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곡들과 멜로디들로 채워져있다. 또한  알앤비 아티스트 미구엘(Miguel)과 함께한 ‘Beautiful’, 힙합 뮤지션 Wale와 함께한 ‘You don’t know what to do’ 등 컨템포러리 알앤비, 힙합소울 같은 다양한 장르를 표방한 곡들도 앨범 곳곳에 숨겨져 있다. 물론 아주 감각적인 초반부에 비해서 후반부로 갈수록 기대하던 감흥을 충족시키지 못해 다소 지루한 앨범이라는 평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곡 ‘The Art Of Letting Go’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현재까지도 이런 앨범을 내주며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는 감동은 상당하다.

     

    2014년 이후로도 그녀는 정규앨범은 아니지만 꾸준히 다른 아티스트 피처링 활동을 하거나 싱글곡 발매를 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신곡 ‘Infinity’가 수록된 베스트앨범 <#1 To Infinity>을 발매했고  2016년에는 미국 드라마 엠파이어에 캐스팅되어 OST 곡 ‘Infamous’를 발표했다. 특히 ‘Infamous’는 그녀와 출연배우 주시 스몰렛 과의 듀엣곡으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잘 어우졌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7년에는 힙합 아티스트 YG와 함께한 싱글 ‘I Don’t’을  깜짝 발매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5집 수록곡 ‘Break down’이나 ‘It’s Like That’ 같은 힙합과 팝을 접목하는 시도의 연장 선상에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머라이어의 히트곡 ‘We Belong Together’를 만들어준 저메인 듀프리가 다시 한번 프로듀싱에 참여한 이 곡은 약혼자였던 제임스 패커에 대한 디스곡 같은 느낌 또한 준다.


    YG와 함께한 싱글 ‘I Don’t’


     

    신곡 ‘I Don’t’에서 볼 수 있듯 머라이어는 자신이 하고 싶어 했던 음악을 자유롭게 해 나가면서 트렌디함까지 잃지 않는다. 그녀는 한 시대를 추억하게 하는 타임머신, 시대를 초월한 현재 진행형 아티스트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은 몇 안되는 가수 중 한 명이다. 과연 어느 누가 그녀의 커리어를 부정할 수 있을까? 과거의 영광만으로 연명하는 가수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아직까지 자신의 건재함을 드러내어 주고 있는 머라이어의 팬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하다.

     

    앞으로 머라이어 캐리는 꾸준히 앨범이나 싱글을 발매할 것이라고 했다. 가수로서 이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커리어를 가진 그녀는 만족하고 쉬는 법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끝없는 창작욕을 가진 타고난 예술가이며 그녀의 음악적 성취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다. 머라이어 캐리를 사랑하는 한 팬으로서 그녀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나비처럼 앞으로의 미래를 훨훨 날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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