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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겨냥하는 일본의 명품 신예밴드 – 언베일 레이즈 (Unveil Raze) 인터뷰아티클/인터뷰 2018. 12. 30. 10:42
반갑다. 우리는 대중음악 웹진 하야로비다. 인터뷰 진행자가 일본어가 미숙하지만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잘 부탁드린다(웃음). 천천히 말해보도록 하겠다. 인터뷰 해줘서 고맙다.
사실 일본 메탈씬에 대해서는 정보가 거의 없었는데, 주최측에서 공유한 ‘Red Jade’ 뮤직비디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정도로 수준 높은 밴드가 바로 옆 나라에 있었다니. 그래서 언베일 레이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에 앞서 조금 유치한 질문을 하려고 한다. 음악적으로 일본 메탈시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한국에선 ‘일본은 마니아 문화가 잘 자리잡혀 있어 서구 밴드와 비교해볼 만하다’는 인식도 있는데.
서양 밴드와 비교해볼 만하다라는 말이 아주 기쁘다. 일본 메탈은 듣기 편하게 만들어지는 편이고, 그래서 씬에 멋진 밴드가 많다. 심플하면서도 테크닉적으로 뛰어나 일반 대중이 들었을 때도 좋은 평을 받는 것 같다.
그때는 지금과 멤버가 달랐다. 지금은 밴드를 떠나고 없지만 당시 무대에 같이 섰던 베이스한텐 레드불 라이브가 생애 첫 무대였던 기억이 난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파이널 진출 자체가 영광이고 정말 기뻤다. 우리가 좋아하는 밴드도 많았고 공연도 즐거웠다. 다만 마지막엔 우승을 눈앞에 두고 2위를 기록해 분했다.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되었던 라이브공연이었다.
멤버 중에서도 가장 여유가 넘쳤던 베이스 코스케(Kouske)
이때를 계기로 언베일 레이즈는 섬머소닉(Summer Sonic)과 오즈페스트 재팬(Ozzfest Japan) 같은 대형 록 페스티벌에 출연한다. 밴드의 대외적인 입지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체감하는 차이점이 있었나.
확실히 나오기 전에 비해 대우가 좋아졌다. 이런 걸 보면 정말 우리가 유명한 대형 밴드가 됐다고 생각한다(웃음). 특히 오즈페스트 재팬은 좋아하는 밴드가 많이 나오는 무대에서 오프닝을 맡게 돼 가슴이 벅찼다. 출연진과 서로 말을 트고 친구가 되는 귀중한 경험을 가져 기뻤다. 공연에서는 처음 스테이지를 50분간 맡았는데, 그때 우리는 아직 유명하지 않아서 반응이 싸늘할까 많이 걱정했다. 하지만 정작 시작하고 나서는 2만 명의 관객과 정말 불타는 시간을 보냈다.
악기 잡은 귀신 같았던 기타리스트 쓰요시(Tsuyoshi)
또 지난 해 발매한 정규 1집 <Nine>은 유니버설 뮤직(Universal Music)을 통해 배급되며 본격 메이저 데뷔를 이뤄냈다. 우선 <Nine>에 대한 언베일 레이즈의 소개를 듣고 싶다.
정말 신중히 낸 앨범이었다. 특히 엔지니어를 직접 물색할 정도로 사운드에 신경을 썼다. 믹싱을 담당한 엔지니어는 폴란드 사람이었는데, 우리가 음악을 보내서 마음에 든다는 말을 듣고 같이 작업하게 됐다. 직접 만날 수는 없어 인터넷으로 소통하며 앨범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심혈을 기울였다. 가장 힘들었던 점도 그 부분이었다. 폴란드와 일본은 시간차가 많이 난다. 그에게 시간을 맞추려면 새벽 3시에 작업하러 앉아야 했다. 엄청 피곤했지만 앨범을 위해 정말 힘을 냈다.
언베일 레이즈는 헤비메탈과 하드록이라는 두 장르의 특색으로 모두 가지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비슷한 색을 유지했는데, 그렇다면 언베일 레이즈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곡을 만들면서도 옛날 냄새가 나는 하드락이나 헤비메탈이 정말 좋았다. 올드스쿨 헤비메탈과 하드락의 멋진 느낌을 모두 섞어내고 싶었고 이번 앨범 <Nine> 역시 같은 생각으로 만들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귀에 들어왔던 건 정석적이면서도 세련된 쓰요시의 작곡이었다. 전반적으로 제이록(J Rock) 특유의 감성을 배제하고 주류라 할 수 있는 북미 메탈 느낌을 잘 구현했다. 음악적 지향점 자체가 이쪽인 건가.
우리 음악이 북미 메탈 같다는 말은 예전부터 많이 들었다. 하지만 특별히 북미 음악을 의식하고 만들지는 않는다. 물론 유럽과 북미 록을 좋아하지만 그걸 따라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논외로 듣는 음악 자체는 다양하다. 굳이 메탈이 아니라도 모든 장르를 파헤치며 듣는 편이다. 아, EDM은 별로 듣지 않는다.
가사를 모두 영어로 쓰는 이유가 그런 북미 메탈의 느낌을 내고 싶어서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영어를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도 승부하고 싶었다. 일본을 벗어나 공연하고 싶었고, 그래서 영어가 필요했다.
또 영어 때문에 일본에서 라이브 하는 데 지장이 있어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었다. 어차피 전 세계에서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찾는 시대고, 그렇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좀 논외로 언베일 레이즈의 보컬 료는 영어발음이 굉장히 깔끔하다. 원오크락(One OK Rock)의 타카(Taka), 뱀스(VAMPS)의 하이데(HYDE) 이후로 가장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는 동양인 밴드였던 것 같다. 원래 영어권 거주 경험이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노력을 많이 한 건지 궁금한데.
그렇게 생각해줘 고맙다(웃음).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료는 일본 토박이다. 그냥 쭉 일본에 살았고 영어권 거주 경험은 없다.
다시 앨범 얘기를 해보자. 이번 <Nine>을 내면서 언베일레이즈가 가졌던 마음가짐이 궁금한데.
무엇보다 처음으로 완성한 이 앨범을 여러분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리고 세상에도 이 음악을 들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 중에서도 그 뜻이 잘 담긴 한 곡을 추천하자면. 주관적으로 아끼는 곡이라도 좋다.
앨범 1번 트랙이자 타이틀곡 ‘Nine’을 추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늘 무대를 찾을 관객과 언베일 레이즈를 아직 잘 모르고 인터뷰를 읽을 한국 독자에게 한 마디 해달라.
라이브를 못봐도 지금은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다. 나도 좋아하는 밴드를 유튜브으로 종종 보고, 또 그런 걸로 흥미가 가져주니까 이렇게 인터뷰도 하러 찾아줬다고 생각한다. 난 이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 오늘 인터뷰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오늘 공연도 기대해달라.
– 언베일 레이즈 ‘Red Jade’ 뮤직비디오인터뷰 : 유하람, 이주영
촬영/통역 : 이주영
협조 : 노머시 페스트(No Mercy Fest)'아티클 > 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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