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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yler, The Creator – OKRA
    리뷰/해외 2018. 12. 28. 19:05

    Witten By 유하람 



    Tyler, The Creator - Okra(2018, Single)

    California, U.S./Hip-Hop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는 불과 한 두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아티스트는 아니었다. ‘Yonkers’로 충격을 안기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앨범 방향이든 퀄리티든 기대와는 한참 거리가 있었다. 특히 2015년 발매한 <Cherry Bomb> 앨범은 타일러 표 호러코어를 기대했던 팬들에겐 ’빅엿‘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타일러가 창의력만큼이나 음악성을 인정받게 된 건 겨우 1년 전에 발매한 정규 5집 <Flower Boy>부터였다.

     

    지난 3월 발매한 싱글 ‘Okra’는 이렇게 긴 시간 ‘멋있는 타일러’를 기다려준 팬들에게 주는 선물처럼 보인다. ‘Okra’는 ‘Yokes’나 <Flower Boy> 수록곡 ‘Who Dat Boy’에 비해서는 다소 약하지만 타일러가 데뷔 당시 들고 나왔던 기괴함을 맛보기엔 충분한 트랙이다. 이 곡에서 타일러는 꽉꽉 조이던 목을 가볍게 풀고 읊조리듯 스웨거를 늘어놓는다.

     

    타일러표 호러코어와 스웨거라는 얼추 예상 가능한 조합에서 돋보이는 건 단연 귀를 즐겁게 하는 워드플레이다. 타일러는 “나 돈 많다”는 가사를 “야요처럼 은행 뒷마당에 묻어놨다(Keep them bucks in banks like Yayo)”고 풀어쓰며 지유닛(G-Unit) 소속 래퍼 토니 야요(Tony Yayo)‧로이드 뱅크스(Lloyd Banks)‧영 벅(Young Buck)을 나란히 소환한다. 면도날(Blade)을 챙긴 듯 상처/기준(Cut)을 만들었다(But I made the cut like I pack a blade), 가르마(Wave)를 타듯 유행(Wave)을 이끈다(You could call me brush, I’ve been makin’ waves)는 라인쯤 가면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퀄리티 자체도 썩 훌륭하다. 랩이 정말 ‘죽여줬다’거나 비트가 ‘살벌하게 좋다’는 인상은 아니지만, 타일러가 늘 그랬듯 곡 컨셉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시종일관 어두운 베이스가 울리는 위에서 타일러는 지옥 같은 목소리로 무심하리만치 건조하게 읊어낸다. 그는 왜 이렇게 분위기가 무서워야 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대놓고 공포를 조성하지는 않기에 더욱 효과적으로 긴장감을 이끌어내는 그를 보자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나오는 싸이코패스 살인마 ‘안톤 쉬거’가 떠오른다.

     

    굳이 약점을 찾자면 다소 무난한 랩이겠지만, 타일러는 애초에 탁월한 스킬로 승부하는 래퍼가 아니다. 에이셉 라키(A$ap Rocky)와 함께했던 “What The Fuck Right Now”처럼 각 잡고 벌스를 뽑아낼 능력도 있지만 그는 리듬감보다는 바이브를 만드는 데 더 출중하다. 물론 지나가는 말처럼 “난 이미 골프왕, 오드퓨쳐는 잊어줘(Golf be the set, no more OF)”라며 옛 크루와 선을 긋는 대목은 오드퓨쳐 팬이라면 씁쓸할 수 있겠다.

     

    타일러는 <Flower Boy>로 커리어 정점을 찍고 현재 휴지기에 들어간 상태다. 그리고 ‘Okra’는 애써 만들었다기보다는 쉬어가는 곡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럼에도 그를 기다리는 팬을 달랠만한 색과 퀄리티를 잘 갖추고 있으며, 한 발 떨어져서 보더라도 꽤 괜찮은 노래가 됐다. 이 곡이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즐기고 넘어가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싱글이었다.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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