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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ree Days Grace – I Hate Everything About You
    리뷰/해외 2018. 12. 29. 18:30

    Witten By 유하람 



    Three Days Grace - I Hate Everything About You(2003)

    Ontario, Canada/Post Grunge, Alternative Metal


    쓰리 데이즈 그레이스(Three Days Grace, 이하 TDG)는 97년 결성한 캐나다 포스트 그런지 밴드로, 3집까지 미국에서만 6백만 장 이상을 팔아치우며 큰 인기를 누렸다. 특유의 비장하고 카리스마 있는 사운드는 10여 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았으며, ‘Animal I Have Become’ 등 무려 8곡이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I Hate Everything About You’는 그들의 등장을 알렸다는 상징성을 가진다.

     

    제목에서 짐작 가능하듯 본작을 관통하는 소재는 ‘애증’이다. 얼핏 진부할 수 있는 소재지만 보컬 아담 곤티어(Adam Gontier)는 절묘한 가사 센스와 감정전개로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는 곡 전반에 걸쳐 연인 간 격한 관계를 그리는데, 중의적인 표현으로 두 사람이 벌이는 일이 섹스인지 싸움인지 절묘하게 가린다. 이윽고 흥분이 가라앉는 듯한 순간에 갑작스럽게 울분을 터뜨리며 이 애증이 얼마나 커다랗고 잊을 수 없는지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둘은 격렬하게 부딪힌 후 쓰러져있고(Every time we lie awake/After every hit we take), 그로 인한 소음으로 룸메이트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Every roommate kept awake/By every sigh and scream we make). “여전히 널 그리워하지 않는다”며 털어내고 “이 생각을 멈추는 유일한 순간은…”이라 말을 흘리는 그때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곤티어는 “난 네 모든 게 싫다(I hate everything about you)”며 “내가 왜 널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울부짖는다. 마지막에 가서는 “너 역시 내 모든 걸 싫어한다. 대체 왜 날 사랑하느냐”고 절규한다.

     

    텍스트로도 꽤 훌륭한 이 가사가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데는 탁월한 보컬스킬이 크게 작용했다. 곤티어는 유연함이나 리듬감을 잃지 않는 선에서 악쓰듯 음을 처리하는 강렬한 창법을 구사한다. 특히 고음에선 성대에서 일어나는 마찰이 고스란히 들리는데, 이는 서정적이면서도 강조하는 포인트가 분명한 TDG 감성을 표현하는 데 적격이었다. 감정변화가 아주 극명한 ‘I Hate Everything About You’에서 곤티어의 이런 강점은 특히 두드러졌고, 이는 곧 TDG 자체가 스타덤에 오르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곤티어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한 TDG는 너무나 거대한 곤티어의 역량과 존재감 때문에 한계로 맞이한다. 정규 4집 <Transit of Venus> 발표 직후인 2013년 곤티어는 갑작스런 밴드 탈퇴를 선언하는데, 이후 TDG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다시는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베이시스트의 형제 맷 월스트(Matt Walst)가 대체 보컬로 들어왔지만 선임이 너무나 강렬한 후광을 남긴 탓에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I Hate Everything About You’는 TDG 팬에겐 추억할만한 ‘좋은 시절’이자, ‘원맨쇼’의 빛과 그림자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남아있다. 음악사에 있어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결별 이후 TDG는 예전 같은 영광을 찾지 못했고, 곤티어는 야인이 돼 언더그라운드로 들어갔으니 말이다. 곡 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곱씹는 입장에서 마냥 입맛이 좋지는 않은 이유라 하겠다.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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