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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 I Lay Dying – My Own Grave
    리뷰/해외 2018.12.29 05:56

    Written By 유하람 



    As I Lay Dying - My Own Grave(Single, 2018)

    California, U.S./Metalcore


    당연한 말이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업계에 돌아오는 아티스트를 향한 시각은 곱지 않다. 아무리 예술이라 해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 ‘악마의 재능’이라고 쳐도 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메탈코어 밴드 AILD(As I Lay Dying)의 재기는 놀랍다. 2013년 AILD는 얼굴마담 격 멤버가 무려 살인청부 미수로 잡혀 들어가며 팀이 와해됐다. 하지만 그가 죗값을 치르고 나오자 밴드는 원년멤버가 고스란히 모였고, 바로 전미-전유럽 투어를 돌 만큼 확실히 부활했다.

     

    감옥에 갔던 인물은 언클린보컬 팀 랜베시스(Tim Labmbesis)로, 별거 중이었던 아내를 업자를 시켜 죽이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처음에는 “스테로이드 복용 때문에 제 정신이 아니었다”던 그는 이내 죄를 인정하고 6년형을 받았다. 이후 랜베시스는 약물 중독을 치료하며 조용히 복역하다 2016년 형기를 거의 절반까지 줄이며 가석방했다. 세상에 돌아온 그가 마주한 건 전과기록과 한창 전성기를 달리다 자신 때문에 해체된 밴드였다.

     

    랜베시스는 이듬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고, 나머지 멤버들은 다른 밴드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어쩌면 이들은 흑역사를 복기하기 싫었을지도 모른다. 랜베시스가 출소한지 1년이 지나도록 밴드 소식이 없었던 이유가 달리 있었을까. 하지만 2017년 AILD는 원년멤버가 모여 재결성을 알린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지난 6월 7일 발매한 복귀 싱글 ‘My Own Grace’에는 그들이 어떤 심정으로 돌아오는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램베시스는 첫마디부터 “내가 건축가라고 생각했지만 그저 흙/추잡함(Dirt)에 손댈 뿐이었다“며 회한을 드러낸다. 이어지는 “난 건축했던 게 아니었어/땅 파는 데 시간을 버렸지”라는 라인은 조쉬 길버트(Josh Gilbert)가 부르는 후렴구의 “내 무덤(My own grave)에 산채로 파묻어”로 이어진다. 한편 죄의식으로 가득 찬 가사와 반대로 보컬은 넘치는 생명력을 자랑하는데, 이는 마치 추악한 과거를 마주하려는 의지처럼 들린다.

     

    또한 두 보컬은 “원망할 사람은 없다”, “추악한 진실에서 도망갈 곳도 없다”고 덧붙이며 책임감에서 도망칠 길을 스스로 끊는다. 그렇다고 그에 짓눌려 주저앉겠다는 뜻도 아니다. 그들은 거짓말과 헛된 자부심으로 스스로 찌그러지고 괴물이 됐다고 고백하며, 그 과거를 숨기지 않고 대면하겠다고 선언한다.

     

    처절한 가사만큼 눈에 띄는 건 전보다도 훨씬 높아진 퀄리티다. 기타 솔로는 더 깔끔하고 날카로워졌으며, 램베시스의 거친 목소리는 더욱 깊어졌다. 특히 베이스 겸 클린보컬 길버트의 발전이 눈이 부신데, 그가 기존 AILD에서 양념 정도였다면 이젠 램베시스와 대등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덕분에 AILD는 메탈코어 특유의 클린-언클린 보컬 교차가 주는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여전히 AILD는 ‘범죄자 밴드’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제 자리를 찾는 데 성공했다. 비결은 다른 데 없었다. 밴드로 더 좋은 퀄리티를 선보임은 물론, 추악한 역사에서 도망가지 않고 똑바로 마주하는 정공법을 훌륭하게 이행했기 때문이다. 인간으로도 밴드로도 성공적으로 돌아온 AILD. 이들이 가는 길에 축복을 바라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지켜볼 가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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