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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모 – 닿는 순간
    리뷰/국내 2019. 3. 15. 02:46

    Written By Xxiyeon 



    CHANGMO – 닿는 순간(2018)

    Korea, Rap/Hip-Hop


    창모는 지난 달 본인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본인의 앨범 <닿는 순간>이 2019한국힙합어워드 수상후보로도 선정되지 않았음에 큰 불만을 표했다. 라이브 방송 중 창모는 이번 앨범에 강한 자신감을 표했기에, 듣는 입장에서도 해당 앨범의 완성도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 개별 트랙이 아닌 앨범 전체에 집중해 들어보게 됐다.


    ‘닿는 순간’이라는 앨범 제목과 같이 창모는 본인이 꿈꿔왔던 꿈과 닿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바라왔던 것들을 마주함과 동시에 허무함과 과거에 대한 상실감을 느낀다. 이런 ‘닿는 순간’이라는 시간이 가진 양면적 상황은 성공에 대한 회의감을 다룬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의 2집을 떠올리게 한다.


    성공에 대한 양면성은 트랙 ‘Interlude’을 전후로 나뉘어진다. ‘Interlude’이전까지의 트랙에선 돈과 여자, 명성과 같은 기성의 힙합에서 성공의 기준으로 치부되는 것들에 대한 추구와 달성이 주가 된다. 반면에 'Interlude' 이후의 트랙 ‘Can’t you see I’m a Rockstar?’와 ‘핑계’ 두 곡에서는 성공에 대한 허무함과 상실감이 큰 줄기를 이룬다.


    이렇듯 <닿는 순간>은 꽤나 흥미로운 앨범전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Interlude’ 전후의 밸런스는 전개를 온전히 감상하지 못하게 만든다. 절대적인 트랙 수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성공의 쟁취에 해당하는 전반부 트랙들의 무게감이 후반부의 트랙들보다 훨씬 더 무겁다.


    밸런스 붕괴는 앨범 전체 트랙 수가 넉넉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트랙수의 문제보다는 ‘Interlude’트랙 이전의 ‘동네 놈들’부터 ‘Holy God’, ‘Selfmade Orange’로 이어지는 강력한 세 트랙이 주는 임팩트 때문으로 보인다. 각 트랙으로 볼 때 세 곡 모두 트렌디하고 캐치한 비트에 완벽한 래핑이 얹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세 개의 연타가 앨범의 전체적인 흐름을 읽게 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성공의 양가적인 면모 모두를 드러내고자 했던 시도는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한 듯하다. 이 세 트랙은 <돈 번 순간>과 <돈 벌 시간>에서 충분히 창모가 증명해냈던 스타일이기에 오히려 해당 곡들을 별도로 싱글 형태로 발매하거나 혹은 EP로 묶어내고 <닿은 순간>에서는 성공에 대한 회의감으로 좀 더 집중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Can’t you see I’m a Rockstar?’에서 볼 수 있는 창모의 준수한 서사력이라면 본인이 느낀 성공의 회의감을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앨범 전체적으로 풀어가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또한 개인적으로 가사와 리와인드적 구성이 맘에 들었던 마지막 트랙 ‘핑계’ 역시 앨범 전반부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결과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도 간주된다.


    욕심이 과했다. 이미 히트메이커로서 이름을 날린 창모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하나의 앨범에 보여주려는 그의 의욕이 결론적으로 앨범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흐름을 읽기 어렵게 만들었다. 이 부분이 한국힙합어워드에서 <닿는 순간>을 수상 후보로 올리지 않은 이유일지 아닐지는 모른다. 다만, 창모 본인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감을 보인 것만큼 필자를 포함한 리스너가 만족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과 이유를 제시하며, 그가 준비하는 다음 차기작품은 보다 높은 완성도로 더 많은 리스너와 평단에게 인정받기를 바란다.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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