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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에너지, 고집스러운 펑크 - 소닉 스톤즈(Sonic Stones) 인터뷰아티클/인터뷰 2019. 11. 15. 11:53
뜨겁고 고집스럽다. 99년 등장 이래 꼬박 20년이 흘렀지만 '록 대장' 이용원은 건재하다. 펑크에 대한 애정, 에너지 넘치는 라이브, 또 무엇이든. 2017년 소닉 스톤즈(Sonic Stones)를 통해 쟁쟁한 동료들과 힘을 합치며 오히려 더욱 단단해졌다. 정무진, 강민석, 그리고 새로 합류한 이해완까지 함께하며 이용원의 펑크는 한 발 더 앞으로 내딛었다. 팀으로 정규 2집까지 발매한 지금, 소닉스톤즈의 이용원과 멤버들은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하야로비가 직접 만나봤다.
Q. 다들 알겠지만, 소닉 스톤즈라는 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이용원 : 대한민국 록의 폭주기관차(전원웃음)…라고 불리고 있는, 메탈과 펑크 같은 라우드 뮤직을 짬뽕한 밴드다.
Q. 지난 7월 정규 2집 <BEFORE THE STORM>을 발매했다. 앨범에 대한 소개를 듣고 싶은데.
이용원 : 제목이 폭풍전야잖나 앨범을 접하는 순간은 폭풍 전이고, 플레이를 시키면 폭풍이 몰아친다는 의미다. 기타치는 해완이 형이 새로 합류하면서 펑크, 메탈, 하드코어 발라드까지 다양한 음악을 만들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그만큼 완성도도 높아졌다고 느끼고 있다.
정무진 : 특이한 점은 캐나다에서 선발매를 한 뒤 한 달이 지나고 국내에서 발매를 했다.
Q. 투어도 캐나다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들었다. 그 배경이 어떻게 되는가.
용원 : 내 거주지가 벤쿠버다. 주변에 있는 현지 밴드들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국내에서 발매하고 해외 투어가 아니라, 로컬씬을 들여다보는 과정을 먼저 겪고 싶었다. 현지 사람들이 공연이 열리면 라이브를 즐기기 위해 준비하는 문화가 형성돼있어서.
정무진 : 진짜로.
이용원 : 열기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표는 매진됐고 공연 당일에도 줄을 서서 시작을 기다리더라. 아마 이 정도 반응은 한국 록 밴드는 처음 아닐까 싶다. 물론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근래에는 없었다.
정무진 : 투어는 시빌리아나(Civiliana)라고 벤쿠버에서 핫한 밴드와 함께 돌았다.
이용원 : 첫 투어인데도 반응이 너무 좋았다. 앞으로 1년에 한 번 정도는 투어를 진행할 생각이다. 가능성을 봤달까. 지금은 캐나다 브리티시티 콜롬비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좀 자리를 잡으면 다른 주로도 갈 생각이다. 소닉 스톤즈의 마니아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다.
정무진 : 케이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도 영향이 없지 않은 것 같다.
Q. 현지 팬들에게 어필될 수 있던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용원 : 열정을 100% 보여주는 밴드기 때문이 아닐까. 라이브에서만큼은 메이저 밴드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가 공연할 때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런 열정이 전달된 것 같다.
강민석 : 인터넷 덕분도 있다. 아시아 밴드라고 해서 더는 색안경 끼고 보지 않는다고 느낀다. 그냥 들어보고 와서 접했을 때 성향이 맞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Q. 가사에 영어 비중이 커진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나.
이용원 : 그렇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고 만든 앨범이다. 영어 반 한글 반으로 가사를 쓰자면 너무 번거롭고 힘들어서 아예 영어곡과 한국어곡으로 나눴다. 그렇다고 한국어 곡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영어가 주언어긴 하지만 한국어도 충분히 세계적이라고 생각해서다. 적절히 배합을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주면 더 좋으니까.
그래서 한국반 캐나다반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 ‘너봄비’라는 곡이 ‘Find Out’으로 바뀐 정도. 그 밖에는 1집 주요곡을 추가 수록해서 캐나다 리미티드 에디션을 냈다.
Q. 이 밖에도 전작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용원 : 기타리스트 이해완씨가 참여했다는 점. 사운드가 훨씬 풍부해졌고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게 됐다. 우리 멤버들이 좋아하는 장르가 다 다르다. 해완씨는 모던록, 난 펑크 이런 식으로. 그래서 오히려 서로 도움 되는 부분이 많다.
이해완 : 이용원씨와는 고등학교 1년 선후배다. 어렸을 때부터 스쿨밴드를 같이 했고. 그러다 펑크와 모던록으로 길이 갈라지면서 따로 활동했다. 그러다 내가 밴드를 안 하고 지내던 베를린 생활을 마치고 들어오게 되는 시기에 연락이 왔다. 소닉 스톤즈라는 팀을 하는데 기타 한 명 더 있으면 좋겠다고. 그럼 재밌게 해보자. 해서 바로 합류하고 작년 7월 초에 합주 시작했다.
이용원 : 한 번 공연하고 바로 펜타포트로 갔다.
Q. 이해완의 영입으로 작업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말에 본인은 어떻게 느끼고 있나.
이해완 : 작업 방식이 달라졌다기보다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난 혼자 기타를 치고 있었고, 이용원씨는 정말 펑크만 오래 판 친구니까. 그 외엔 내가 합류하면서 ‘형 이런 장르도 쳐볼래’하면 해보고, 아 이것도 할 수 있겠구나 확인하는 식이었던 것 같다.
Q. 공격적인 트랙과 감성적인 트랙이 거의 번갈아가며 나오는데, 이는 의도한 배치인가.
이용원 : 곡 순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트랙을 CD에 실릴 순서대로 1번부터 만든다. 옛날 방식일 수도 있지만 나한테는 하나의 습관이 됐다. 내가 변화나 새로운 시도를 안 좋아한다. ‘완성도 있는 앨범’에 대한 생각도 옛날 기준에 갇혀있다. 감성적인 트랙이 중간중간 들어간 이유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 듣던 하드록이나 메탈은 다 발라드가 중간에 있었으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적으로 옛날 방식으로 만든 음반인 셈이다.
Q. 주요 트랙에 대한 설명도 듣고 싶다. 먼저 더블 타이틀곡이었던 ‘Chocolate Milk’와 ‘Awsome!’은 어떤 곡인가.
정무진 : ‘Awsome!’은 3인조 소닉 스톤즈 시절 음악보다는 (이)용원이가 해오던 껌엑스라는 팀의 감성이 묻어나는 곡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우리가 해도 색다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목표한대로 결과물이 되게 좋게 나왔고, 들어보면서 이건 무조건 타이틀곡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듣기에도 좋거니와 가사와 분위기기 밝아서 대중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지.
이용원 : 물론 우리는 우리가 낸 모든 곡이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강민석 : ‘Chocolate Milk’는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곡이 되리라곤 전혀 예상을 못했다. ‘This is Hell’이랑 쌍벽을 이룰 헤비한 곡이라 대중성은 좀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 소닉 스톤즈 'Chocolate Milk' 오디오
이용원 : 타이틀로 낼만한 곡을 다 싱글로 내버렸다(웃음). 그래서 ‘Chocolate Milk’로 결정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다. 곡 구성도 그렇고 굉장히 힘이 있는 곡이라고.
정무진 : 난 후반부에 나오는 그로울링이 되게 통쾌하게 느껴졌다.
Q.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Obsolete Punk Rocker’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심경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한데.
이용원 : 한물간 펑크 로커. 그냥 내 이야기다. 한국에 펑크 씬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그렇게 잘나가 본 적도 없다. 대세에서 밀려났다는 느낌은 확실히 아니지. 다만 내가 20년간 밴드 활동을 해오면서 뭐랄까, 올드해진 게 아닐까라는 생각은 했다.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말했다시피 난 변화를 싫어한다. 음악은, 세상은 변해가고 있는데 그대로 변함 없이 가고 있는 내가 느끼는 감정이 담긴 곡이 ‘Obsolete Punk Rocker’다. 그래도 난 내 갈 길 가겠다. 그거 밖에 없다. 그런 내용이지.
Q. 이 밖에도 특별히 아끼는 곡이 있다면.
강민석 : 난 방금 나온 곡.
정무진 : 달리는 곡보다도 ‘너 봄 비’가 마음에 들었다. 다른 곡은 이용원 군이 만들어 온 트랙을 합주하면서 조정하는데, 이곡만큼은 편곡에 멤버 각자 의견이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좀 더 아픈 손가락처럼 느껴진다.
이해완 : 난 ‘No Memory Party’. 다른 곡들과 차별이 되는 독특한 스타일이 있다. 이질감이 들 줄 알았는데 만들어놓고 나니 튀는 맛이 있었다. 연주할 때도 재밌고 녹음도 잘 나온 것 같고.
이용원 : ‘Boo’라는 노래가 소닉 스톤즈를 가장 제대로 표현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가사가 솔직한 펑크록이라 내 스타일이기도 하고.
Q. 오늘 진행하는 단독콘서트 이벤트 ‘SUNDAY NIGHT LIVE’는 어떤 공연인가.
이용원 : 마니아만 모여 같이 공감하고 즐기는 자리다. 급하게 만든 이벤트지만 소닉 스톤즈만의 브랜드로 키워나가려고 한다. 원래 공연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고.
Q. 정규 2집이 나왔다. 앞으로의 공연이나 작업물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이용원 : 신곡 작업은 계속 하고 잇다. 이미 만들어진 곡도 있고. 그렇지만 프로모션보다도 멋있는 척하기엔 좋은 활동이 분명히 있다. 그게 공연이고(웃음). 록 마니아 한 사람 한 사람 모여서 자리가 만들어지는 자체가 낙이다. 멋진 앨범을 만들었으니 라이브를 해야지.
Q. 끝으로 독자와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이해완 : 요즘에 센 음악이 별로 없다. 우리는 항상 자주자주 달리는 공연을 열심히 하고 있다. 센 음악이 보고 싶을 때는 찾아와달라.
정무진 : 들어보지 않으면 무슨 음악인지 영영 모르는 거니까. 싱글뿐만 아니라 앨범도 한 번씩 들어보면서 음악을 편식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강민석 : 앨범에서 귀로만 듣는 것과 라이브에서 즐기는 건 다르다. 공연장에 한 번도 안 가보신 분도, 유튜브로 만족하시는 분도 계신다. 한 번쯤은 용기를 내서 클럽에 와서 라이브 음악의 묘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오늘은 번개처럼 만들었지만 앞으로 우리도 꾸준히 자리를 마련할테니 많이 와달라.
이용원 : 항상 가는 길을 가고 있고, 열심히 밴드 하고 있으니 들어주고 찾아달라.
인터뷰 : 유하람
사진촬영 : 유하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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