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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ds See Ghosts - KIDS SEE GHOSTS
    리뷰/해외 2019. 1. 3. 16:59
    Contributed by 김민영 


    Kids See Ghosts - KIDS SEE GHOSTS(2018)
    U.S./Hip-Hop, Psychedelic 

    이 앨범의 발매 전, 칸예 웨스트(Kanye West)와 키드 커디(Kid Cudi)의 입지는 좋지 못했다. 칸예의 경우, 트럼프 지지 발언, “노예제는 선택이었다”는 망언 등등으로 기인을 넘어선 공공의 적으로 등극했다. 커디는 Man On The Moon 2: The Legend of Mr. Rager 이후로 평단의 혹평, 그리고 정신적 이상으로 치료 시설에 들어갔었다. 후자는 칸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이 공통된 문제를 바탕으로 의기투합한 프로젝트 그룹이 Kids See Ghosts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프로젝트다. 감히 말하지만, 이 앨범은 두 아티스트 커리어 최고의 앨범이다.

    칸예가 이번 년도에 Wyoming에서 작업한 앨범들이 그렇듯이, 이 앨범도 7곡과 20분 남짓한 길이의 간결한 구성을 보여준다. 비단 짧은 앨범들은 창작자에게 부담이 상당히 크기 마련이다. 실험성을 뽐내기에는 워낙 시간이 짧아 실수를 용납할 여유가 없고, 청자에게는 작은 오판이 더 돋보이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ds See Ghosts는 거의 모든 트랙을 실험적으로 접근한다.

    이 앨범의 전체적 프로덕션은 칸예의 영향보다는 지금까지 커디와 협업한 Plain Pat이나 Dot Da Genius의 색깔이 더 묻어난다. Louis Prima의 “What Will Santa Claus Say”를 샘플링한 “4th Dimension”을 제외하고 다른 곡들은 신스팝, 그런지 록, 그리고 70년대 사이키델릭을 혼합시킨다. 이러한 음악적 팔레트는 커디의 Man On The Moon 시리즈와 호불호가 심히 갈리는 WZRD 프로젝트와 흡사하다. 칸예의 감독 덕인지 모르겠지만, 곡 선별과 아이디어의 실행이 더 예리해진 인상이다.

    첫 곡 “Feel The Love”부터 비장한 신스 진행 위에 커디의 포효와 같은 코러스로 앨범을 시작한다. 칸예는 총소리 추임새를 행군 악대가 생각나는 드럼 위에 배치하는데, 덕에 굉장히 폭발적인 퍼포먼스가 실현된다. 바로 이어지는 “Fire”에서도 비슷한 드럼을 차용하며, 커디가 Speedin’ Bullet 2 Heaven에서 혹평을 받았던 그런지 음악의 영향이 매력적으로 시현된다. 마지막 트랙의 “Cudi Montage” 역시 Nirvana의 “Burn The Rain”을 샘플링한 비트 위에 오토튠을 약간 입힌 훅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앨범의 백미는 이어지는 “Freeee (Ghost Town, Pt.2)”이다. 코러스가 “Free”라는 단어를 늘어지게 소리치는 것이 전부지만, 클래식 하드 록을 연상시키는 드럼과 기타 리프가 어우러져 만화경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초월적 감각을 표출한다. 피쳐링으로 참여한 Ty Dolla $ign의 멀티 트랙으로 믹싱된 듯한 보컬은 가히 환상적이다. 단순한 도피가 아닌 실존주의적 한계를 벗어나는듯한 자유로움을 성공적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 앨범의 실험성은 비트나 곡 구조에서 멈추지 않는다. 힙합 본연의 랩 적인 요소와 가사들 역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Reborn”의 단순한 건반 진행은 커디의 인디 팝 성향이 묻어나지만, 정진을 다짐하는 칸예의 벌스는 최근 작들에서 못 본 안정감이 돋보인다. 타이틀 트랙인 “Kids See Ghosts”도 비슷한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사뭇 다르다. 아이들은 어른이 볼 수 없는 형상들을 볼 수 있다는 주제로, 칸예와 커디는 우울증의 경험과 종교적 단어 선택을 가미해 자신들의 주변을 초현실주의적 서사로 풀어낸다. 피처링의 Yasiin Bey는 (구 Mos Def)는 훅과 브릿지만 제공하지만, “문명”이나 “권력”, “고결함”등등의 표현들로 거시적 무게감을 더한다. 

    좀 더 가벼운 주제를 탑재한 트랙도 그 표현방식에서 참신함을 발휘한다. 섹스를 사이키델릭한 경험에 비유한 “4th Dimension”은 정통적 작법의 비트 위에 망가진 정신 세계를 탐험한다는 가사로 다양성을 챙기는 동시에 맥락을 유지한다. 그리고 마지막의 “노래는 2분이면 됐다”는 샘플 스킷은 청자에게 블랙 코미디적 냉소를 유발하며 재미까지 선사한다.

    KIDS SEE GHOSTS는 두 명의 아티스트들이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최고만을 수록한 이상적 결과물이다. 단순한 음악적 교차점이 아닌, 서로의 사상, 상황, 그리고 경험들이 혼연일체를 이룬다. 무엇보다, 진심으로 서로의 입지, 그리고 정신 세계에 고통 받는 상황을 동료의 든든함으로 타개하는 드라마를 음악으로 너무나 설득력 있게 치환한 작품이다. 언제나 실험적인 음악을 해온 두 아티스트지만, 그 결정체는 KIDS SEE GHOSTS다.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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